<칼럼>지방기업의 문제점과 해소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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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금 세계는 산업화사회에서 정보화사회로 급격히 변화해가고 있다.이와 더불어 지방화.세계화의 진전은 경제환경까지도 새롭게 변화시켜 자율과 경쟁이라는 개념을 일반화하고 있다.이러한 변화들은 기업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특히 지방기업에 미치는 강도는 상대적으로 더 클 수밖에 없다.따라서 세계시장에서 도태되지 않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변화에 대한 적응과 준비가 절실한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지방기업들은 가격.품질.서비스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경쟁력이 취약하다.특히 우리 고장의 경우 대부분의 업체가 영세한 중소기업이면서 동시에 수급업체다 보니 더욱 심각할 수밖에 없다.대부분의 업체가 국내경기,특히 원사업자의 경기여하에 사활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타율과 비경쟁 개념이 보편화돼 있다.

지방기업들이 안고 있는 또다른 문제점들은 우선 정보의 취약이다.지방에 소재하다 보니 정보획득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양질의 정보도 구하기 힘들다.더구나 기업의 정보화 추진도 거북이 걸음이다.인터넷은 비즈니스에 혁명을 몰고왔으나 지방기업의 활용정도는 지극히 미약한 수준이다.

국제화 수준의 열위도 지방기업의 문제점이다.한국경제연구원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국제화및 세계화 수준이 주요 국가중 최하위권인 45위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나 국제화는 비단 지방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아직 국내지향적 기업구조나 경영방식의 고수는 물론 유연하지 못한 조직문화나 인력개발 방식을 유지하는 기업이 많다.

다음으로는 우수인력 부족과 기술력의 열위이다.광주상의 보고서에서 이 지역 제조업의 기술인력 부족률이 70.6%로 조사된 것을 보더라도 우수한 인재부족은 매우 심각하다.이밖에도 지방기업은 기업규모가 영세해 설비투자가 저조할 뿐만 아니라 구조전환도 힘들다.독자적 판로 확보와 시장개척이 힘들다 보니 경기대응능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불황기에는 불안하기까지 하다.

만성적 자금난도 문제다.여기에 열악한 사회간접자본(인프라) 때문에 물류비가 과다하다.이처럼 내고장 기업은 총체적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지녀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많은 애로가 있다.

우리지역 기업들이 대내외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경영자를 포함한 전구성원의 의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더불어 지역의 모든 경제주체들의 의식 또한 변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지역내에 창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테크노파크의 조성과 벤처캐피털 육성등 분위기가 조성되면 지역 산업구조 개편은 물론 기술의 파급효과 또한 지대할 것으로 예상된다.또한 우수 전문인력을 지역내에 유입시키기 위한 인센티브를 강화해 나가야 하며,기존인력은 직업훈련체계의 개선을 통해 전문화해야 한다.

정보화와 관련한 지방기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차원에서 기금을 조성해 기업의 정보화를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인터넷을 통해 수출을 촉진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21세기 지방기업이 이뤄내야 할 하나의 예제다.더불어 정보통신 관련업체를 지역에 유치해 고부가가치 위주로 산업구조를 고도화하는 것도 지방기업의 정보화 수준을 높이는데 필요하다.이외에도 판로 애로라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선 공동마케팅 구축등 전략적 제휴가 절실하다.이와 함께 동종기업간 분업과 대기업.중소기업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방안 모색도 시급하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것들이 꼭 지방기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신중히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는 것이다.

박정구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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