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 경제학] 광고주 몰려드는 이종격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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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썰렁한 경기에도 광고주들이 뜨겁게 몰리는 스포츠 경기가 있다. 바로 이종격투기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경기침체 탓에 각 기업이 광고 물량을 줄이고 있지만 UFC를 비롯한 이종격투기 대회만큼은 스폰서들이 몰리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종격투기는 기업 스포츠 마케팅의 변방이었다. 틈새시장을 노리는 일부 스포츠용품 업체들 말고는 경기를 후원하려는 업체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엔 나이키·할리데이비슨·버드라이트·버거킹 등 소위 광고업계의 ‘주류 세력’들이 공식 후원업체로 나서기 시작했다. 심지어 지난해 9월엔 정보기술(IT)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까지 이종격투기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인 라샤드 에번스를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

이들 기업이 이종격투기에 관심을 갖는 것은 18~34세 사이의 젊은 남성을 직접 공략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게다가 소득 감소, 고용 불안 등이 장기화되면서 오히려 이종격투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내에서도 UFC를 중계하는 케이블 채널 수퍼액션의 경기 시청률이 지난해 8월에 비해 올 1월 두 배로 뛰었다. 스포츠용품 업체 에버레스트의 애덤 가이슬러 사장은 “최근 들어 각 기업이 젊은 소비자층에 자신의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이종격투기를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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