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로잉쇼, 다보스 포럼서 빛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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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쇼’의 핵심은 스피드다. 1, 2분만에 근사한 그림을 뚝딱 완성시켜 객석에선 “마술 같다”는 탄성이 터지곤 한다. [중앙포토]


‘난타’ ‘점프’에 이어 미술 퍼포먼스 ‘드로잉쇼’가 세계적인 공연으로 우뚝 서게 됐다.

‘드로잉쇼’는 오는 29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다보스 포럼 ‘한국의 밤(Korea Night)’의 오프닝을 장식한다. 세계 각국의 총리·장관과 대기업 최고경영자 등 유력 인사들이 대거 참가하는 다보스 포럼에서 ‘한국의 밤’ 행사가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의 밤’ 행사를 주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한국의 국가 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29일 저녁 7시부터 2시간반가량 ‘한국의 밤’ 행사를 열게 된다”며 “‘드로잉쇼’는 세계 최초로 미술과 공연을 접목시킨 신개념의 넌버벌 퍼포먼스(비언어극)이기 때문에 한국 공연으로는 처음 다보스 포럼에 초청받았다”고 말했다. ‘한국의 밤’ 행사엔 이밖에 다양한 한국의 먹거리가 소개되며 대니정의 섹소폰 연주와 이태원씨의 노래도 이어질 예정이다.

지금껏 ‘난타’와 ‘점프’가 세계적인 공연으로 자리를 잡는 데엔 일정한 공식이 있었다. 우선 세계 최대 규모의 공연 축제인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여해 작품을 알린 뒤, 이를 바탕으로 세계 공연계의 메카인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로 진출하는 식이었다. 반면 ‘드로잉쇼’는 문화의 틀에 머물지 않고 정·관계 및 재계 거물급 인사가 모인 세계적인 행사에 그대로 직행해 작품의 경쟁력을 알리는 행운을 잡게 됐다. 이번 ‘한국의 밤’ 행사엔 반기문 유엔총장을 비롯 세계 최대 광산업체 리오틴토의 폴 스키너 회장, 토머스 도너휴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참석한다.

‘드로잉쇼’는 지난해 7월 서울 대학로에서 처음 공연할 때부터 화제였다. 흰색 대형 도화지에 1분여만에 수묵화를 뚝딱 그리거나, 불이 활활 타오르는 숭례문 화재를 화폭에 생생히 옮겼다. ‘드로잉쇼’ 김진규 예술감독은 “다보스 포럼에선 인종이 다른 세계 각국 어린이들의 얼굴과 함께 희극 배우 찰리 채플린의 환한 얼굴을 그려 미소로 소통하는 인류의 모습을 상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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