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성적 만족감은 배우자의 재력에 비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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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많이 버는 남편과 사는 아내는 잠자리에서 오르가즘을 더 자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뉴캐슬대 심리학과 토머스 폴렛 교수와 대니얼 네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세계에서 연구 대상의 모집단 규모가 가장 큰 것 중 하나인 ‘중국 건강과 가족생활 실태 조사’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중국 전역의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개인의 성생활, 수입 등 사생활에 대한 심층 면접 내용이 담겨 있는 자료다. 폴렛 교수는 결론적으로“여성의 오르가즘 빈도는 남성 파트너의 경제적 수입에 비례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5000명 가운데 남성 파트너(또는 남편)와 함께 사는 여성 1534명의 자료를 참조했다. 이들 여성 가운데 121명은 남편과 잠자리를 같이 할 때마다 오르가즘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408명은 ‘자주 느낀다’, 762명은‘가끔 느낀다’, 243명은 ‘거의 또는 전혀 느끼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이 같은 오르가즘 빈도의 분포는 서방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같은 빈도 차이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한다. 폴렛 교수는 남편의 경제적 수입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한다.

폴렛 교수는 “배우자가 돈을 많이 벌면 남편에 호감도가 상승해 잠자리도 자발적으로 갖게 되고 그만큼 오르가즘을 자주 경험하게 된다”고 풀이했다.

이 같은 현상은 중국 여성에게만 국한된 게 아니다. 지금까지 독일과 미국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성 배우자의 몸매나 외모가 뛰어날수록 여성의 오르가즘 경험 빈도가 높아진다. 하지만 돈이 더 중요한 요인이다.

얼핏 듣기엔 여성이 오로지 돈만 보고 남자와 결혼하는 존재라는 얘기 같아서 성차별 등 논란의 소지가 있다. 하지만 폴렛 교수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남성의 자질에 근거해 배우자를 선택하도록 만드는 어쩔 수 없는 ‘진화상의 적응’이라고 해석한다. 뛰어난 후손을 낳아 종족을 보존하려는 생물적 본능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성의 오르가즘은 아이를 낳는 생식 능력과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르가즘을 자주 느낀다고 해서 임신이 잘 되는 것은 아니라는 애기다. 여성은 성적 쾌감과는 관계 없이 얼마든지 임신이 가능하다. 하지만 폴렛 교수와 네틀 교수는 여성의 오르가즘은 고품질의 배우자를 선택하고 보유하도록 만드는 진화상의 적응 결과라고 본다.

미국 오스틴 텍사스 주립대 심리학과 데이비드 부스 교수는 자신의 저서 『욕망의 진화: 인간의 짝짓기 전략(The Evolution of Desire: Strategies Of Human Mating, 1995)』에서“여성의 오르가즘이란 ‘나는 당신에게 충성을 다하고 있다. 그러므로 당신은 나와 내 자식들에게 아낌 없이 투자해야 한다’라는 뜻”이라고 말한 바 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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