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판매원 유니폼 벗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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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서울영등포 신세계백화점 지하2층에 있는 영캐주얼 매장. 일반 백화점과 달리 이곳 매장 여직원들의 의상은 유니폼이 아닌 청바지.남방등 캐주얼한 차림이다.

이곳을 찾는 주 고객층이 청소년이란 점을 감안,이들이 친숙함을 느낄 수 있도록 옷차림새를 맞춘 것이다.이른바'눈높이 복장'인 셈이다.

최근들어 백화점등 유통업체 사이에 딱딱한 유니폼 대신 이처럼 자유로운 복장으로 고객들에게 동료의식과 호감을 주면서 물건을 파는 판촉전략이 확산되고 있다.

백화점업계에서 당초 매장 직원들에게 유니폼을 입힌 것은 깔끔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최근 각 백화점들의 자체분석 결과 중장년층 이상 고객에게는 유니폼의 긍정적 효과가 크지만,젊은층이나 여성고객들에게는 패션에 둔감하고 유행에 뒤처진다는 부정적 인상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에따라 과감히 유니폼을 벗어버리는 한편 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옷을 입고 판촉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한 롯데.갤러리아.애경백화점등의 여성의류 매장에서는 판매원에게 판매대에 있는 옷을 직접 입고 판촉에 나서게 하기도 한다.

고객들에게 제품을 실제로 보여준다는'살아있는 마네킹'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롯데등 일부 백화점에서는 판매원들이 하루에도 옷을 서너벌씩 갈아 입고 판촉에 나설 정도다.

쁘렝땅백화점은 올초 1층 넥타이 코너의 판매원 6명 전원에게 청바지에 화려한 와이셔츠를 입혀 이른바'유니폼 같지 않은 유니폼'을 입도록 했다.

실제로 이 전략이 효과를 발휘,이 매장의 한달평균 매출이 유니폼을 입었을 때보다 20%안팎 더 늘었다고 쁘렝땅 관계자는 말했다.

이 관계자는“유니폼을 벗고 고객과 같은 차림을 한 결과 고객들이 판매원을 좀 더 친근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최근 유니폼을 입지않는 매장이 액세서리.구두.신세대 상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시래 기자

<사진설명>

백화점 직원들이 손님이 넥타이를 고르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번갈아 넥타이를 바꿔 매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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