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6월항쟁 10주년 당시 주역들 각계서 시민운동 앞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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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성공회에서의 민주회복 범국민대회에 이어 명동성당 농성,서울시청앞에 물결친 1백만 인파,그리고 마침내 쟁취해낸 6.29선언…. 민주주의의 새 장을 연 87년 6월의 6.10민주항쟁 주역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철아,잘 가그래이.아부지는 할말이 없데이…”란 독백을 남겼던 서울대생 박종철(朴鍾哲)군의 아버지 박정기(朴正基.71)씨는 88년 부산시청 공무원으로 정년퇴직한 후 현재 민족민주통일유가족협회(유가협) 의장이다.

'서울대 외부인 감금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유시민(柳時敏.37.독일유학중)씨의 누나로 6월10일 성공회에서 범국민대회를 이끌었던 유시춘(柳時春.47.여)씨는 95년'안개너머 청진항'이란 책을 출간하는등 집필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정의구현사제단 대표로 종교계에 사회참여의 깃발을 올렸던 김승훈(金勝勳.58)신부는 서울 시흥동성당의 주임신부로 현재도 각종 시민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6.29선언이 나온 날'오늘 기쁜날 찻값 무료'라는 광고를 내걸고 1천여명의 시민과 기쁨을 나눴던 서울중구태평로2가 가화다방은 재개발로 북창동 뒤편으로 옮겼다.주인 전순찬(全淳燦.57.여)씨는 한동안 유명세를 치렀다.

10주년을 맞아 다시 기념행사를 하고 싶지만 상술로 오해받을까봐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연세대 시위에서 최루탄에 맞아 숨진 이한열(李韓烈)씨의 어머니 배은심(裵恩心.57)씨는 유가협 공동의장으로 활동중이고,쓰러진 李씨를 부축하는 사진이 뉴욕 타임스등 외국 유명신문에까지 보도됐던 이종창(李鍾昌.31)씨는 연세대 교직원이 돼 교내에 세워진 李씨 비석을 지키고 있다.

당시 고려대 총학생회장으로 서울지역대학생협의회 의장을 맡아 명동성당 농성등 40만 학생을 진두지휘했던 이인영(李仁榮.33)씨는 전국연합 조직국장이다.

또 시청앞 시위를 주도했던 연세대 총학생회장 우상호(禹相虎.35)씨는 두리출판사 사장이 됐다.

이밖에 거리에서 몸으로 민주화를 부르짖었던 6.10세대들은 93년 2천여명이'전대협동우회'를 결성해 친목을 다지고 있다. 김태진.기선민 기자

<사진설명>

김승훈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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