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국방백서] 중국 “신형 핵무기 연구 일단 중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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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국이 신형 핵무기 연구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핵무기 선진기술이 확보돼 있어 지속적인 연구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중국이 핵무기 개발 상황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기는 처음이다. 2050년까지는 세계 어떤 나라의 공격도 방어하고 격퇴할 수 있는 군 현대화 계획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내용은 중국 국방부가 20일 공개한 2008년 국방백서에서 밝혀졌다. 중국은 1998년 이후 국방백서를 발행하고 있으며 이번이 여섯 번째다.

◆“핵무기 제조·반격 능력 충분”=백서는 신형 핵무기 개발을 중단했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물론 ‘잠시’라는 전제를 달았다. 이유는 외부로부터 핵무기 위협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군사전문가들은 다른 견해를 내놓고 있다. 마카오 국제군사회 황둥(黃東) 군사평론가는 홍콩 빈과일보(蘋果日報)의 보도에서 “중국 군이 신형 핵무기 개발을 잠시 중단했다는 것은 강력한 핵무기 제조 능력에 자신감을 나타낸 것이지만 중국은 핵탄두 탑재 기술이나 핵 반격 능력의 정확도 향상을 위해 관련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중국은 이미 2000여 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어 핵 자위능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서는 그러나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국은 64년 핵실험 성공 이후 핵 선제공격을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육·해·공군 전술 변화=백서는 앞으로 중국군은 여단이나 대대급 전투체제로 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작전보다 강력한 소규모 부대 중심의 전투가 현대전의 핵심이라는 것이 중국군 수뇌부의 인식이다. 각 군의 변화 방향도 공개됐다.

육군은 지역방어 개념에서 탈피해 전 지역 기동형 방어와 공격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다. 전 지역 개념이 동북아나 아시아 등 특정 지역을 포함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해군의 주요 임무는 연안 경계와 방어지만 공해상 작전 능력 향상과 비전통적 안보 위협 대응 작전도 병행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 7월 해군전문대학을 설립해 관련 전략연구, 인재 양성, 새로운 훈련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공군은 기존 영공 방어 개념에서 반격과 공격으로 작전 개념을 바꿨다. 공격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공군은 정찰·조기경보 기능, 미사일 방어와 전략무기 활용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군은 건국 60주년 기념일인 10월 1일 군사퍼레이드를 펼칠 예정이다.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차이화이례(蔡懷烈) 대령은 국영 신화통신 보도에서 “(이번 군사퍼레이드는) 중국 특유의 군 조직력을 선보이는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군사력 불투명”=중국군은 2007년부터 항공모함 건조 사실을 직·간접으로 시인해 왔지만 백서는 함공모함 건조 계획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또 군별 병력 수나 기본 무기 현황도 공개하지 않았다. 캐나다에서 발행되는 군사전문 월간지 카와 디펜스 리뷰의 안드레이 창 편집장은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지 보도에서 “대만이나 베트남 같은 나라에서도 더 이상 비밀이 아닌 육·해·공군 병력과 조종사·전투기 숫자 등에 대해 백서는 공개하지 않았다”며 “중국의 군사력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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