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Q&A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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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한강변 초고층 사업이 어떻게 진행될지, 투자성은 어떨지 서울시·전문가 등을 통해 궁금증을 풀어봤다.

서울 한강변 아파트들이 초고층으로 재건축된다. 서울시는 사업부지의 25% 이상을 기부채납 받는 조건으로 합동개발 방식을 통한 초고층 재건축을 허용하기로 했다. 사진은 3개 구역으로 나눠 개발될 여의도 일대.


-합동개발이란 무엇인가.

“현재는 아파트 단지별로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합동개발은 여러 개 단지를 묶어 개발하는 것이다. 여러 개 단지가 하나의 정비구역이 된다. 이렇게 되면 5000가구가 넘는 초대형 단지가 탄생하게 된다. 서울시가 개별 단지의 ‘난개발’을 막기 위해 합동개발키로 했다. ”

-합동개발 사업절차는 어떻게 되나.

“구역 지정부터 다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 구역 지정을 거쳐 추진위 구성, 조합 설립, 사업 승인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추진위 구성 등의 요건은 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기존 동의자는 인정되지 않을 것 같다. 합동개발로 사업계획이 달라지기 때문에 다시 동의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이 진행 중인 단지는 사업을 중단해야 하나.

“합동개발로 사업 대상과 방식이 바뀌기 때문에 개별 단지는 사업을 중단하고 다른 단지들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 서울시는 올해 안에 구체적인 합동개발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합동개발안이 확정돼야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다.”

-안전진단은 다시 받아야 하나.

“안전진단이 통과된 단지는 그대로 인정된다. 3개 단지 이상이 함께 재건축하는 경우 3분의 2 이상의 단지가 안전진단을 통과하면 전체 재건축이 가능하다. ”


-모든 지역이 합동개발되나.

“우선적으로 개발되는 전략정비구역 5곳 중 압구정·여의도·성수지구가 합동개발된다. 압구정·여의도지구는 3개 구역으로, 성수지구는 4개 구역으로 나눠 개발될 예정이다. 어떻게 묶을지 구체적인 안은 나오지 않았다. 이촌지구는 남아 있는 재건축 단지가 많지 않아 서울시가 개별 단지별로 초고층 재건축을 유도키로 했다. 합정지구는 거의 한 개 구역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유도정비구역은 언제 개발되나.

“유도정비구역은 아직 노후도 등 개발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지역을 말한다. 개발이 가능할 때까지 서울시가 중장기적으로 관리하려는 곳이다. 개발 요건에 맞는 2~3년 뒤 개발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서울시는 본다. 아파트가 많은 잠실·반포지구는 재건축 여건을 갖추면 그 이전이라도 개발된다. 여기도 합동개발 적용을 받는다.”

-초고층으로 재건축하면 정부의 용적률 상향 혜택은 못 받나.

“서울시는 초고층 재건축에 정부의 용적률 완화 정책을 적극 반영키로 했다. 공공용지 확보 등 각종 인센티브 용적률을 합쳐 용적률을 최대한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주민 25% 이상이 기부채납을 반대하면.

“서울시가 요구하는 25% 이상 기부채납은 법적인 의무사항이 아니다. 그런데 서울시는 기부채납하지 않을 경우 재건축을 못하게 할 것이어서 재건축하려면 기부채납을 할 수밖에 없다.”

-초고층으로 재건축하면 사업성이 좋아지나.

“장점과 단점이 있다. 기부채납하더라도 서울시가 용적률을 최대한 배려키로 해 사업성이 나빠지지는 않는다. 건축비가 많이 들어가 사업비는 늘어나지만 초고층 재건축 후 재산가치는 훨씬 높아진다.”

-지역별 투자성은.

“지역마다 투자 메리트가 조금씩 다르다. 압구정지구는 강남권이고 이촌지구는 용산 개발 후광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여의도지구는 상업지역 개발로 어느 지역보다 높은 초고층 주상복합 건축이 가능하다. 성수·합정지구는 그동안 개발이 불확실했는데 이번에 개발의 길이 열렸다.”

-초고층 재건축 단지의 일반 분양가가 많이 올라갈 텐데.

“50층 이상으로 지으면 일반 아파트보다 건축비가 20~30% 더 들어가기 때문에 분양가 상승 요인이 된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유지된다면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아질 여지가 많지 않다. 민간택지 상한제가 폐지되면 조합에서 분양가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지만 주택시장 상황을 고려해 무턱대고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편 초고층 재건축 지역들의 주택시장에 개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9일 서울시의 발표가 난 뒤 매수 문의가 늘고 주인들이 일부 매물을 거둬들이려 하고 있다. 여의도동 서덕공인 김종훈 사장은 “매수 문의 전화가 20%가량 많아졌고 주인들이 매도를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 등으로 매수세가 크게 불어나기는 어려워 집값이 단기간에 들썩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개업소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안장원·권이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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