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놓고 이회창 대표.박찬종 고문 다른 해석 - 청와대 오찬회동 뒷얘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신한국당 총재인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당 대선예비주자 9명의 청와대모임은 돌출행동은 없었지만 묘한 관측을 남긴 채 끝났다(1시간15분간 진행). …대표직 사퇴문제를 놓고 참석자들이 이해를 달리하는 모습에서 합종연횡(合縱連衡)의 윤곽을 짐작케 했다.

박찬종(朴燦鍾)고문.이한동(李漢東)고문과 최병렬(崔秉烈)의원은 이회창(李會昌)대표의 사퇴를 요구.세사람의 발언수위는 예상보다 떨어진 것이나 할말은 다한 듯. 반면 김윤환(金潤煥)고문은“경선후보 등록전에는 모두다 예비주자”라고 李대표를 엄호하면서 6월28일 후보등록전 사퇴방안을 제시했다.이 방안은 李대표가 염두에 두고 있던 내용이다.

반면 이수성(李壽成).이홍구(李洪九)고문과 김덕룡(金德龍)의원은 대선주자모임에서 거론하자는 중재안을 제시하는 제3자의 위치를 유지했다.

결국 李대표는“내 양식을 믿고 맡겨달라”며 추후 대선예비주자 회동을 소집해 재론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다수의 공세를 일단 비켜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모임결과에 대해 李대표측은 “한 고비를 넘겼다.대통령의 중립입장은 불가피했다”고 해석했지만 朴고문은“대통령이 우리쪽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朴고문은“YS의 중립은 대표교체를 주장하는 우리의 의견에 공감한 것”이라며“李대표 교체주장을 나무라지 않고 페어 플레이를 강조하면서 경선주자 모임에 넘긴 것도 그같은 뜻을 지닌 것”이라고 설명.다른 측근은“대통령 본인이 李대표에게 물러나라고 하기 부담스러우니 다툼을 경청하기만 한 것”이라고 지적. 이렇듯 모두들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해석을 하고 있는데 李대표측에선 결국 그러다 후보등록을 맞게 될 것이라고 여유.그쯤 되면 대세가 정해져 굳이 이 문제를 두고 왈가왈부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김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