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따마다] 중국 청소년들‘한국에 선플 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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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인·중국인들 사이에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이 생긴 데는 양국 네티즌들 간의 감정 싸움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인터넷상에서 상호 비방이 오가고, 근거 없는 비난성 낭설까지 유포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그런데 중국인들이 한국에 대한 선플 달기 운동을 시작하고, 한국 청소년들이 중국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등 서로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들이 한층 가시화되고 있다. 본지가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이후 집중 보도해 온 ‘겸손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가기(겸따마다)’ 운동이 다양한 형태에서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선플 달기 운동’=“한국 친구들 안녕하세요. ‘선플 달기(友好留言) 운동’이 추운 겨울의 따뜻한 태양처럼 여러분과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길 희망합니다.” “중·한 우호가 세세대대로 이어지길.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新年快樂).” “나는 한국 문화를 아주 좋아해요.”

16~17일 한국의 선플 달기 국민운동본부의 인터넷 홈페이지(www.sunfull.or.kr)에는 중국 베이징 위잉(育英)학교 학생들의 선플이 속속 올라왔다. 상대국이나 국민을 비방하는 내용은 찾을 수 없었다. 모두가 친근감을 느끼게 해주는 댓글, 즉 선플들이었다.

한국 선플운동본부는 17일 중국을 방문해 서울 청구초등학교와 베이징 위잉학교 간에 선플 달기 협약식을 했다. 1948년 설립된 위잉학교는 초·중·고 과정 123개 학급에 학생수만 6000명이 넘는 초대형 명문 공립학교다.

이날 한국 어린이 30명과 중국 어린이 70명을 비롯해 양측 학교 관계자 등 200여 명이 행사에 참석했다.  

행사를 주최한 선플운동본부 민병철(중앙대 교수) 대표는 “위잉초등학교를 거점으로 중국의 초·중·고교 청소년들과 함께 선플 운동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 대표는 18일 재중한국인회 정효권 회장을 만나 70만 재중 한국 교민 사회에서도 선플운동을 적극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한국 대학생 자원 봉사=SK텔레콤의 대학생 자원봉사 조직인 ‘써니(SUNNY:선한 사람들이란 뜻)’ 소속 한국인 대학생 25명은 5~16일 중국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농촌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한 후 14~15일에는 5만여 점의 유물이 전시된 윈난성 박물관 내부 전시실에서 청동기 시대 전시물 설명문과 안내책자를 한국어로 번역했다. 안내방송 내용도 한국어로 녹음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한국 대학생들의 봉사활동을 통해 한국인 관광객들이 중국을 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박물관 측은 감사의 표시로 이들의 활동내용을 적은 현판을 박물관 앞에 달기로 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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