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남자 셋 여자 셋' .SBS'미스&미스터' 같은 시간대 방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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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아브라함은 이삭을 낳고…모방은 모방을 낳고…표절은 표절을 낳고…'.성서 창세기의 한 구절을 패러디한 말이다.이 표현은 단적으로 최근 방송사의 시트콤 행태를 꼬집을 수 있을 것같다.

SBS와 MBC가 똑같은 시간대에 내용과 구성상 상당부분 유사한 시트콤을 방영하고 이 작품들은 나아가 외국에서 방영중인 시트콤과 닮은 부분이 많기 때문. SBS가 26일부터 월~목요일 저녁7시5분 방영하는 새 일일시트콤'미스&미스터'(연출 아세아네트워크 주병대.극본 신동익 외).그리고 MBC(월~금)가 지난해 10월부터 같은 시간에 방영중인 청춘시트콤'남자 셋 여자 셋'(연출 송창의.은경표,극본 이성은 외)이 논란의 도마에 오른 주인공들. 우선 MBC의'남자 셋 여자 셋'은 미국 NBC가 94년 가을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며 방영중인 청춘시트콤'프렌드'와 닮은 부분이 많다.현재 여성전문 케이블 동아TV(채널34)가 수입,방영(월.화 밤11시30분)중이다.PC통신을 통해서도'표절은 아닐지 몰라도 너무 유사하다'는 지적이 종종 올라온다.

6명의 남녀 주인공이 카페와 집을 주무대로 벌이는 해프닝을 그렸다는 점등 구성과 소재는 물론 등장인물의 캐릭터까지 비슷하다는 지적이다.MBC 송창의 PD는“'프렌드'를 한번 본적은 있으나 의도적으로 베끼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SBS'미스&미스터'도 비판의 소지가 크다.우리 정서에 잘맞지 않게 청춘남녀가 한지붕아래서 생활한다는 상황설정과 이들의 티격태격 사랑놀이등 NBC와 MBC의 장점을 고루 취했다는'의혹'을 지우기 어렵다.물론 SBS측 주장처럼 대학생이 아닌 직장인으로 설정한 점이 다르고 연출솜씨에 따라 독창성을 살릴 수도 있다.하지만 뻔한 구성과 스토리로 흐를 경우 시청자들의 외면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장세정 기자

<사진설명>

MBC'남자 셋 여자 셋'과 SBS'미스&미스터'시트콤의 원조로 분류되는 미국 NBC'프렌드'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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