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호 회고록 "대검 중수부, 자신의 이익 위해 진실 외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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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대법원 무죄 취지 원심 파기 결정으로 석방된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국장이 1심 무죄판결 이후 준비한 미완성 원고에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대검 중부수)를 두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진실을 외면한다"고 썼다고 16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변씨는 240쪽 분량의 '내가 본 대검 중수부'란 책 원고에서 "나는 체험을 통해 대검 중수부의 진실을 알게 됐다. 그것은 그들이 결코 진실만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라고 적었다.

그는 자신이 구속수사를 받으며 느꼈던 대검 중수부 수사관행의 문제점을 속속들이 폭로하는 책을 쓰다가 2심 유죄판결로 법정 구속되면서 집필을 중단했다.

변씨는 책에서 "그들(중수부)은 남자를 여자로 만드는 것 외에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도 했다.

"검찰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진실을 외면한다. 어느 날 대검 중수부의 한 수사관은 나에게 말했다. '우린 진실에는 관심이 없다. 사건으로 만들어 처리하면 된다.' 검찰은 진실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만들어내는 것이 진실이라고 생각한다."는 대목도 나온다.

그는 "검찰이 원하는 진술을 받아내기 위해 구속 등 무리한 방법을 동원한다"고 주장했다. 혐의와 무관한 다른 사건으로 피의자를 구속하는 별건(別件) 수사나 여자관계 등 약점 찾기, 피의자 협박 등이 검찰의 애용 수법이고, 심지어 허위진술 유도까지 한다는 것이다.

작년 말 1심 무죄판결이 난 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과 관련, 변씨는 "검찰의 타깃은 이헌재 부총리였던 것 같다"고 썼다. 그는 "대검 중수부의 한 검사가 '김진표 부총리나 전윤철 감사원장이나 누구든 좋다. 윗사람에 대해 말해주면 변 국장은 모든 것을 털고 나갈 수 있다'고 했다"며 검찰의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변씨는 책을 쓴 동기에 대해 "복수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문제를 제기하여 개혁의 물꼬를 트자는 것이다"라고 썼다.

변씨는 현대차 계열사 채무탕감 대가로 2억원을 받은 혐의로 1심서 무죄판결을 받았다가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고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하지만 15일 대법원의 무죄취지 원심 파기 판결이 나오자 보석보증금을 내고 석방됐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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