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무균성수막염 비상 바깥나들이 삼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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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어린이들에게 무균성(無菌性)뇌수막염 비상이 걸렸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수도권 지역 6개병원 소아과 입원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환자의 16%가 무균성 뇌수막염인 것으로 드러났다.5월초 대전과 전북지역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뇌수막염이 서울등 수도권 지역으로 북상한 것이다.

뇌수막염이란 뇌와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수막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장(腸)바이러스나 헤모필루스 세균,결핵균 감염이 원인이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뇌수막염은 장바이러스에 의한 뇌수막염으로 세균이 아닌 바이러스 감염이므로 무균성이라 불린다.

부모들이 가장 오해하고 있는 것은 예방을 위해 서둘러 뇌수막염 백신을 접종하는 것.그러나 백신으로 예방가능한 뇌수막염은 헤모필루스 세균에 의한 뇌수막염 뿐이므로 요즘 비상이 걸린 무균성뇌수막염엔 효과가 없다.

하지만 뇌수막염이란 용어 때문에 지나치게 겁먹을 필요는 없다.전체 무균성뇌수막염 환자의 95% 이상은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별다른 후유증 없이 저절로 좋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대병원 소아과 이환종교수는“뇌수막염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일단 소아과 외래나 병원 응급실을 찾아 의사의 진찰을 받을 것”을 권한다.일부이긴 하지만 뇌수막염중 항생제등 긴급치료가 필요한 세균성이나 결핵성 뇌수막염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를 확인하기 위해선 뇌척수액 검사가 필수적이다.

드물긴 하지만 염증이 뇌수막을 뚫고 뇌속까지 파급되는 뇌염을 일으킬 수 있다.따라서 뇌염과 같이 심각한 후유증을 피하기 위해선 발병 초기 의사의 관찰과 치료가 필요하다.

무균성뇌수막염은 열과 함께 목과 배가 아픈 가벼운 감기증상으로 시작했다가 두통과 구토가 일어나는 것이 특징. 따라서 가벼운 감기같이 여겨진다 하더라도 2~3일간은 예의주시해야 한다.

요즘처럼 비상이 걸린 시기에는 가급적 바깥 나들이를 삼가는 것이 무균성뇌수막염을 예방할 수 있는 한 방법이 된다.특히 5세 이전의 어린이는 감염될 우려가 많으므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데려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린이는 물론 부모도 손을 열심히 씻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방역과 박기동사무관은“요즘 유행하는 무균성수막염은 분변에서 입으로 전염되는 장바이러스 때문”이라며“특히 기저귀를 간 후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병원 신생아실처럼 많은 아기들을 돌보는 간호사들이나 영유아를 맡고 있는 탁아소 종사자들은 특히 위생에 신경써야 한다. 홍혜걸 전문기자.의사

<사진설명>

진찰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소아과 환자들.최근 전국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무균성뇌수막염은 특히 5세 이하 어린이가 요주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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