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처럼 … 야후도 ‘SW 수장’ 영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두 달여간 최고경영자(CEO) 선정 작업을 벌였던 미국 야후가 소프트웨어 업체 오토데스크의 캐럴 바츠(60·사진) 전 사장을 낙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야후의 창립자 제리 양이 지난해 11월 CEO직을 사퇴함에 따라 바츠 전 사장이 그 뒤를 잇게 됐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성 CEO인 바츠는 오토데스크를 세계 4위의 소프트웨어 업체로 끌어올린 주역이다.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오토데스크는 기계·건축설계나 영화 제작 등에 사용되는 3D(3차원) 디자인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업체. 바츠는 1992년부터 14년간 이 회사의 CEO를 맡으면서 연간 매출을 3억 달러에서 15억 달러로 끌어올렸다. 주가도 10배 이상 올랐다.

이런 이력 덕분에 업계에선 ‘여성 에릭 슈밋’이 등장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현재 구글 회장인 슈밋 역시 선마이크로시스템스·노벨 등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명성을 날리다 인터넷 업계로 영입됐기 때문이다. IT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의 앨런 와이어 연구원은 “야후에서도 바츠가 그들만의 에릭 슈밋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야후엔 없던 강력한 감독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후는 지난해 특히 어려운 시기를 보냈던 탓에 바츠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온라인 검색시장에서 1위인 구글과의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는 데다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수 제의를 거절한 뒤 주가마저 20달러에서 12달러로 급락했다. 지금도 MS의 인수 시도가 이어지고 있으며, 내부적으론 향후 IT와 미디어 사업 중 어디에 역량을 집중할지 결정해야 하는 기로에 놓여 있다. 야후 이사회의 로이 보스톡 의장은 “(바츠가) 실리콘밸리뿐 아니라 월가에서도 존경받는 인물”이라며 “현재 야후가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길로 인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스콘신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바츠는 선마이크로시스템스에서도 CEO를 지냈으며, 현재 시스코시스템스·인텔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김필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