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가 반한 책] 이현우 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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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드라마·영화·라디오 DJ 등 바쁜 일정에 쫓겨 책을 예전만큼 읽지 못한다. 그런데 얼마 전 선물받은 책 한권에서는 손을 떼지 못했다. 원래 미술을 전공했기 때문에 더 흥미로웠는지도 모르겠다. 일본의 미술평론가 고바야시 히데키가 지은 『고흐의 증명』(바다출판사)은 설정부터 무척 흥미로웠다.

추리 소설 형식으로 30개에 달하는 반 고흐의 자화상 중 하나인 ‘왼손잡이’가 가짜라는 주장을 차근 차근 펴나가는 내용이다. 그는 고흐의 그림에 나타난 팔레트, 사용한 물감의 색깔, 눈동자의 위치, 이마의 길이 등을 조목 조목 따진다. 직접 그림에 그려진 팔레트를 제작해본다거나 눈동자의 위치만 따로 떼어내 각도와 형태를 조사하는 등 진위 여부를 증명해내는 과정도 흥미롭다.

저자는 ‘왼손잡이’가 비슷한 시기에 그려진 고흐의 다른 자화상 3개를 짜깁기한 위작이라고 결론 내린다. 위작을 만든 범인이 누구인지 추적해가는 과정도 담았다. 저절로 고흐의 주변 인물들에 대한 정보도 알게 되는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작가가 전문적인 미술 지식으로 철저히 무장한 것을 알 수 있다. 쉽고 재미있게 미술과 친숙해질 수 있는 책이다. 특히 미술을 전공하려는 학생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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