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주관 첫 5.18 행사 추모행렬 3km 4만명 참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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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5.18민주화운동 17주년 기념식이 정부가 주관하는 첫 공식행사로 18일 오전 광주 5.18묘지에서 열렸다.

기념식은 고건(高建)총리를 비롯한 정부 인사와 오세응(吳世應)국회부의장.송언종(宋彦鍾)광주시장.유가족등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주영령들에 대한 묵념.헌화.기념사 순으로 30분동안 진행됐다.

高총리는 기념사에서“5.18민주화운동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의로운 시민들의 궐기이며 항쟁”이라며“불의와 폭압에 항거했던 5.18정신을 영원한 자유.정의.민주의 숨결로 부활시켜 후손들의 가슴에 담아주는 것이 영령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이날 하룻동안 묘역에는 전국에서 온 참배객 4만여명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전남도청앞 5.18민주광장에서는 오후4시부터 시민.학생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행사위원회 주최로'5.18민중항쟁 제17주기 기념대회'가 열렸다.

…5.18묘지에는 이른 아침부터 참배객이 줄을 이은 가운데 부산시에서 10년째 이곳을 찾는 黃명자(55.여)씨가 첫번째로 헌화. 黃씨는 오전8시쯤 새로 이장된 1백24기의 묘소에 검정리본을 매단 국화를 한송이씩 올려놓고 유영봉안소에 들러 분향. 黃씨는“87년 지역감정을 확인해보려 처음으로 광주를 방문했다 그 뒤 매년 1월1일과 5월18일 묘지에 참배해왔다”며“영남인들도 묘역 성역화와 국가기념일 제정을 한마음으로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9시쯤부터는 꽃과 제수등을 든 행렬이 묘지에 이르는 3㎞거리를 가득 메웠다.

…성역화된 묘지에 희생자를 이장하고 첫 기념식을 치른 이날 묘지 주변에는 흐느끼는 유가족의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어 숙연한 분위기.姜복원(당시 21세)씨의 묘소를 찾은 어머니 申귀례(71.전남나주시성북동)씨는“언제 올래,이자식아”라고 외치며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대구시중구삼덕동 삼덕교회(당회장 김태범)와 광주시동구금동 광주제일교회(당회장 문성오)는 이날 오후 삼덕교회에서 공동 추모예배와 함께 영.호남의 화합을 바라는 기도회를 개최. 광주=구두훈.이상언 기자, 대구=김선왕 기자

<사진설명>

18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첫 국가기념일 행사로 열린 광주시운정동 신묘역에는 많은 참배객이 찾아와 새로 조성된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본사헬기 J-BIRD에서 사진=신동연 기자,조종=이현우.이운희 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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