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생산.공급 중단으로 품귀현상.가격상승 일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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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코카콜라를 생산해 대구.경북.대전.충남.충북지역에 공급해 온 범양식품(대구시서구비산7동.대표 曺甲龍)이 13일부터 코카콜라 생산.공급을 중단하면서 이들 5개 시.도 지역의 소매상을 중심으로 품귀현상이 빚고 있는 가운데 값도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미국 코카콜라사(社)의 한국지사인 한국코카콜라㈜가 우성식품(부산).호남식품(광주)을 합병한데 이어 연초부터 범양식품의 합병을 시도하면서 제시한 인수조건에 범양식품이 반발,이를 거부하자 한국코카콜라측이 4월1일부터 원액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범양은 이에따라 재고원액으로 제품을 생산하면서 4월8일 대구지법에'원액공급이행등 가처분신청'을 냈으나 법원의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

범양식품은 이후 각 대리점이나 직영영업소의 공급물량을 재고량으로 충당,공급물량이 평소의 20%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카콜라 서대전영업소 관계자는 “대전과 충청지역의 경우 재고가 거의 바닥난 상태”라며“그러나 코카콜라 맛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이 계속 찾고 있어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매점인 D식품(대구시수성구만촌동)은 1천1백원씩 받던 1.5ℓ들이 코카콜라 한병(PET)을 5월부터 1천3백원(도매가 1천1백30원)으로 2백원씩 올려 팔고 있다.이마저 매장에 진열하지 않고 찾는 손님에게만 팔고 있을 정도. 또다른 소매점 B상회(대구시동구효목동)는 1주일전부터 3백㎖들이 캔제품을 4백50원에서 5백원으로,2백50㎖들이 캔은 4백원에서 4백50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주인 L씨(39)는“칠성시장 도매상가에 물건이 떨어져 품귀현상이 일어나는 바람에 값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도매점 K상사(대구시수성구만촌동)는 코카콜라 거래가 끊긴지 한달이 다 돼간다.요즘은 대신 펩시(롯데칠성)와 콤비콜라(해태음료)를 취급한다.대형 할인매장인 델타클럽 관계자는“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부산.경남지역의 공급권을 가진 우성식품에서 하루 8씩을 사들이고 있다”며“이달중으로 범양식품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콜라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구=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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