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Start] "대학생 형·언니들과 과외공부 신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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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머리카락 보인다. 꼭꼭 숨어라."

4일 오후 3시쯤 전북 전주시 금암동 동사무소 2층 강당. 초등생 10여명이 대학생 형.언니들과 함께 신나게 술래잡기를 하고 있다. 한참 뒤 형들이 사온 요구르트.빵 등 간식을 먹으며 땀을 식힌 뒤 바로 옆 공부방에 들어가 학습지 등을 푼다. 오후 5시30분쯤 되자 형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한 뒤 집으로 향한다.

금암초등 4년 전도현(11)군은 "학교 수업이 끝나자마자 동생(9)과 함께 이곳으로 달려온다"며 "대학생 형들이 TV에서 나오는 '수다맨' 흉내를 내면서 웃기기도 하고 어려운 수학 문제를 재미있게 가르쳐 준다"고 말했다.

전주시가 1998년부터 동사무소 8곳에서 운영하고 있는 '꿈나무 학습교실'(이하 공부방) 가운데 한곳이다. 8곳 모두 시가 전액 운영비를 부담하고 있다. 올해 책정된 예산은 6000여만원.

월~금 오후마다 하루 4시간가량 운영되는 '공부방'에서 17~25명씩 총 180여명의 어린이가 혜택을 받고 있다.

홀어머니나 조부모 혹은 장애인 슬하에서 자라는 아이 등 모두가 낮시간 동안 돌봐줄 사람이 없거나 학원에 갈 형편이 못 되는 저소득층 자녀들이다.

아이들이 공부방으로 달려오면 맨 먼저 담임교사가 맞아 1시간가량 돌본다. 그날 학교에서 내준 숙제를 도와주고 학습 부진아들에게는 받아쓰기 등을 지도하는 시간이다.

이어서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의 과외 지도가 시작된다. 전북대.우석대.전주교대 학생 150여명이 돌아가며 주 1~2회씩 전공을 살려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과외는 아이들이 지겨워하지 않도록 요일별로 테마를 정해 운영하고 있다. 학습지.문제집 등으로 개인지도를 하는 날, 글쓰기나 구연동화를 하는 날, 노래나 게임 등을 통해 영어 알파벳.단어를 배우는 날…. 종종 풍선.색종이 등으로 오락을 즐기거나 야외로 현장체험 학습을 가기도 한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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