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조치 없이 김영삼 대통령 곧 입장표명 - 청와대 시국수습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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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15일 오전 경복궁에서 열린 세종대왕 탄신 6백돌 기념식에 참석,“민본(民本)을 치세의 근본으로 삼은 왕도정치를 펼쳤다”고 찬양했다.시민.학생.공무원등 1천2백여명이 참석한 자리다.

낮에는'스승의 날'을 맞아 교사등 1백60명을 청와대에 초청,점심을 함께했다.참석자 일부는 현철(賢哲)씨의 검찰소환으로 金대통령의 심경에 변화가 있는지를 살폈다.

그러나 金대통령은 아들문제에 관심없다는듯 행사에 열심이었다.이자리에서 金대통령의 서울대시절 은사이기도 한 안호상(安浩相)전문교장관의“대통령은 욕많이 얻어먹는 자리”라는 얘기도 있었다.金대통령은'여유있게'학창시절을 회상했다.다만 부인 손명순(孫命順)여사는 자신의 마산여고.이화여대 은사가 참석했지만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한 관계자는“가슴아픈 모정(母情)을 드러내고 싶겠느냐”고 반문했다.

현철씨 부부는 지난주 어버이날때 난(蘭)화분을 보냈다.

그처럼 金대통령은 평소처럼 일과를 보냈다.청와대 수석들도 현철씨의 사법처리보다 그 이후의 시국수습 방안에 관심을 뒀다.

고위 당국자는“시국수습도 자연스런 모양새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대국민 담화를 통한 특단의 조치같은 것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실제 국면전환을 위한 뾰족한 정치적.정책적 수단이 청와대에는 없다.

그렇지만 현철씨가 돈받은 것에 대한 사과와 함께 시국전반에 걸쳐 金대통령이 입장을 표명해야할 필요성을 수석들은 인정하고 있다.그 시점은 내주 청와대 당정회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신한국당쪽에는 경선 분위기를 자리잡게 해주고,야당쪽은 6월 임시국회때'돈안쓰는 선거'제도를 만드는 문제로 관계를 설정하려 한다.이런속에서 金대통령은 외교와 경제살리기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생각인 것이다. 박보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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