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스승의 날 국무총리 표창 김덕곤 대구입석초등교 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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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스승으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뿐인데 과분한 상을….” 제16회 스승의 날을 맞아 모범교원으로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대구입석초등학교 金德坤(54.대구시수성구황금동60)교사는 자신의 행적이 남들에게 알려진 것을 몹시 쑥스러워 했다.

金교사는 대구교대 1회 졸업생.64년 경북군위군의홍면 동부초등학교 교사로 교육계에 투신,평교사로 33년간 고사리손을 이끌어온 그를 작은 아버지.삼촌으로 부르는'제자 조카'들이 많다.

金교사가 10여개 초등학교를 거치면서 불우한 제자들을 남모르게 돌보며 맺은 열매다.

싱가포르에서 해운회사에 근무하는 김재용(34)씨도 金교사를'작은 아버지'라고 부른다.

“70년대 대구인지초등학교때 재용이를 돌보던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갈데가 없었어요.내 셋방으로 데리고 와 몇달간 함께 지냈지요.그후 여자 제자를 소개해 한국에 연고가 없는 재용이의 보호자 자격으로 결혼도 시켰습니다.” ㈜농심에 근무하는 柳창근(37)씨도 金교사를 삼촌처럼 따른다.

金교사가 72년 군위군 동부초등학교 재직당시 4학년이던 柳씨는 집이 가난해 부모가 있는데도 고아원에서 숙식하고 있었다.金교사는 柳씨를 자신의 군위군 고향집에서 머물도록 했다.77년 해안초등학교로 전근할 때 金교사는 柳씨를 같은 학교로 데려갔고 柳씨가 경북대를 졸업할 때까지 학비도 댔다.

金교사는 늘 박봉을 털어 가정형편이 어려운 제자들의 학용품.생활비를 대주었고 고아나 다름없는 제자를 자신의 호적에 입적시켜 성장할 때까지 보살피기도 했다.

이런 金교사에게는 스승의 날이 따로 없다.자식같은 제자들이 모임을 가질 때마다 金교사를 모시기 때문이다.

金교사의 꿈은 언제까지나 어린 꿈나무들과 함께 있는 것이어서 교장.장학관등 승진을 마다하고 평교사를 고집해왔다.

대구동성초등학교 교사로 건강상 잠시 휴직중인 부인 李慶姬(48)씨와 두 딸을 두고 있다.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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