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동아시안>부산동아시아경기대회 할머니 자원봉사자 강가세자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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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어서 오이소.뭐가 필요하신교.” 구덕운동장에 설치된 메인프레스센터(MPC)옆 휴게실에 들어서면 언제나 들리는 구수한 인삿말이다.환갑이 넘은 나이도 잊은채 휴게실 운영에 여념이 없는'고참'자원봉사자 강가세자(62.사진)할머니의 목소리다.

강할머니의 자원봉사 이력은 10여년전인 86년 서울아시안게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일본에서 재일교포2세로 태어나 스무살때 부친을 따라 고국에 온뒤 부산에 정착한 강할머니는 당시 통역자원봉사자를 구한다는 소식을 접했다.'작은 힘이나마 도움이 되자'는 생각에 선뜻 지원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자원봉사의 보람을 느낀 강할머니는 이어 87년 세계프레올림픽,88년 서울올림픽에 이어 93년 대전엑스포까지 통역으로 활약했다.'제2의 고향'부산에서 열리는 동아시아경기대회에도“내가 빠질 수 없다”며 자원봉사자로 지원,대회기간중 통역팀장겸 휴게실관리를 맡아 활동하고 있다.오전7시에 경기장에 나와 음료수와 간단한 식사를 준비하는등 눈코뜰새 없이 일하다 보면 오후9시나 돼서야 일은 겨우 끝난다.젊은이라도 감당하기 힘든 고된 일과의 연속이지만 강할머니는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고 있다.“힘들기보다 오히려 나이든 내게 할 일을 준 것에 감사한다”는 강할머니는 1남1녀를 두고 있다. 부산=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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