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건설 필리핀 수력댐공사 보증 제일은행 8천만弗 지불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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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한보 부도로 한보건설이 시공하던 필리핀 카섹난수력발전소 댐공사가 중단되자 발주처인 미국 캘리포니아에너지사가 계약을 파기하면서 시공 보증기관인 제일은행에 약8천만달러(약7백10억원)의 위약금을 청구해왔다.

9일 제일은행과 한보건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너지사는 지난 7일 공사계약 파기를 통보한데 이어 8일 7천9백33만여달러를 보상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

이에 앞서 이 회사는 뉴욕증시 공시를 통해“한보 부도로 공사계약을 파기했다”며“지멘스.블랙 앤드 비치(미국).CMC등 3개사 컨소시엄을 대리시공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카섹난 댐공사는 총 공사비가 2억3천5백만달러며,공사가 중단될 경우 한보 또는 보증을 선 제일은행이 공사금액의 50%를 물도록 계약이 돼 있다.

또 제일은행은 이미 1억1천8백만달러에 해당하는 이행보증(P본드)을 해놓은 상태라 위약금 전액을 고스란히 물어야 할 형편이다.이와 관련,제일은행 관계자는“오는 13일 마닐라에서 발주처와 만나 일방적 계약파기가 정당한지에 대한 협상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 보상금은 물어주더라도 대리 시공은 국내 업체가 맡도록 하겠다는 것이 제일은행 측의 복안이다. 〈본지 1월28일자 25면 참조〉 한보건설의 카섹난 댐공사는 95년11월 착공,현재 14%정도의 공정이 진행된 상태며 2년 뒤인 99년11월 완공 예정이었다.

한보건설은 이를 포함,파키스탄 인더스 고속도로,인도네시아의 타만-앙그렉콘도등 4건의 해외공사를 진행중인데 자금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공사 중단 위기를 맞고 있다.이들 해외공사 역시 모두 제일은행이 지급보증을 선 상태다. 송상훈.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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