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전자상가 협동조합.공동물류센터 설립등 대변신 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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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지난 10년간 국내'전자산업의 메카'로 일컬어져온 용산전자상가가 상점가진흥협동조합 결성,공동물류센터 조성및 산하 전문대학 설립을 추진하는등 대변신을 시도하고 나섰다.

용산전자상가 6개단지내 16개 상우회는 최근 이같은 내용에 합의,우선 이달 중순 협동조합을 출범시키기로 했다.이같은 계획은 용산전자상가 4천2백여개 업체가 맞고 있는 유례없는 자금난등 위기에 대응,상가업체간 협력으로 어려움을 타개하자는 취지에서 추진되고 있다.협동조합 준비위원회 송일석(宋日錫)총무는“재도약을 해보자는데는 용산전자상가 업체가 모두 동의한다.하지만 힘을 결집시킬 그루터기가 없었다”며 조합설립의 배경을 설명했다.

상가 업체들은 협동조합을 통해 생산에서 유통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합은 원자재 공동구매를 통해 회원업체의 원가를 절감하고,공동판매로 판매력을 최대한 강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공동브랜드 사용으로 제품의 이미지를 높이고 용산전자단지의 약점으로 지적돼온 애프터서비스도 공동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지적된다.상가내 업체가 마치 하나의 대기업처럼 영업을 해나갈 수 있다는 것. 용산전자상가는 협동조합이 결성된 후 공동물류센터를 건설하고,산하 전문대학 설립도 추진키로 했다.상가내 가용입지에 설립될 공동물류센터는 상가입주업체 제품의 입출이 원활하도록 매머드급으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준비위원회는 물류센터 부지는 조합설립후 설립희망자를 공모해 확보하고 건물설립에 필요한 자금은 중소기업청등 정부기관으로부터 지원받는 방안을 협의중이다.

전문대학 설립은 인력확보가 어려운 상가내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질높은 전문인력을 양성하자는 취지로 교육부등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실현가능한 구체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용산전자상가의 이같은 변신 움직임은 올초 컴퓨터유통업체들의 연쇄부도사태에 뒤이은 극심한 판매부진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지만 국제전자센터등 곳곳에 들어서고 있는 새로운 대규모 전자타운도 선발 용산상가의 획기적인 변화를 불가피하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의 아키하바라'를 꿈꾸며 87년 문을 열어 호황때는 전자산업의 메카로,불황때는 가격파괴의 현장으로 국내 전자산업의 영욕을 반영해온 용산전자상가가 대변화의 갈림길에 서있다. 하지윤 기자

<사진설명>

공동브랜드 사용,공동판매협동조합 결성,전문대학 설립등 출범 10년만에 제2도약의 청사진을 펴고 있는 용산전자상가 전경.한국의'아키하바라'명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나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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