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부실채권 외국은 어떻게 처리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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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미국.일본등도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처리문제로 이미 홍역을 치렀다.재정에서 긴급자금을 방출해 가며 부실채권 전담기구를 발족시키는 비상조치를 취했던 것.이들 나라의 사례를 짚어 본다.

일 본 ▶공동채권매입기구=80년대 후반 경제의 거품이 걷히면서 부동산가격이 폭락해 이를 담보로 잡았던 은행등 금융기관의 채권은 하루아침에 악성부실화했다.결국 대장성의'통합경제대책'에 따라 공동채권매입기구가 93년1월 설립됐다.

도시은행등 1백66개 금융기관이 약 79억엔을 출자했다.그러나 이 기구는 금융기관의 융자금으로 부실채권을 매입하고 담보물 매각도 은행등에 다시 위탁하도록 돼 있다.

은행등은 이 과정에서 부실채권을 대거 손실처리하고 세제상 혜택을 받게 된다.96년2월말 현재 총 부실채권의 약 30%인 13조2천억원의 부실채권을 5조3천억원에 매입했고 7%인 3천7백억원 정도를 회수했다.

▶주택금융채권 관리기구(住專처리기구)=부동산가격 폭락으로 도산해 일본경제의 골칫덩이가 된 7개 주택금융전문회사(주전)의 효율적 정리를 위해 설립됐다.

1차손실로 발생한 6조4천억엔이라는 천문학적 돈을 주전의 모은행들이 부담했고 정부 일반회계에서도 6천8백억엔을 냈다.

주전처리기구는 2조8천억엔의 부실채권을 포함한 6조2천억엔의 채권처리를 맡고 있다.

미 국 ▶정리신탁공사=80년대 후반 금리가 급상승하자 저리장기대출을 했던 상당수 저축대부조합(S&L)이 부실해져 이들 S&L의 정리를 위해 설립됐다.

정부재정에서 출자한 8백48억달러등 9백8억달러로 발족해 도산한 S&L을 제3자에 매각하거나 합병을 지원했다.

95년말 현재 파산한 7백47개의 S&L중 4백33개는 은행에,2백22개는 건전한 S&L에 흡수합병되도록 했고 나머지는 예금보험금을 지급해 처리했다.

▶콘티넨털 일리노이은행 구제=미국 8대 은행중 하나인 일리노이주 콘티넨털 일리노이의 도산위기를 연방예금공사등이 지원해 정상화시켰다.

이 은행이 도산할 경우 금융시스템 전체의 안정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84년5월 연방준비위원회(FRB)가 지급보증하는 가운데 16개 대은행이 45억달러를 지원했고 그 해 7월에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은행부실채권 45억달러를 35억달러에 인수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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