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 안내전화 이용빈도 유료화 이후 눈에띄게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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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서울 세종로 한국통신 본사 8층 전화번호안내부.이곳 직원들의 표정이 요즘 밝아 보인다.전화번호안내가 유료화되면서 종전에 비해 업무가 한결 부드러워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사측은 전화번호안내 수입이 예상치에 크게 못미쳐 사업계획을 수정해야 할 판이다.

지난 2,3월 전화요금고지서(1,2월 사용분) 발급 결과 서울지역 5백60만 전화가입자중 요금이 부과되는 월 4통화 이상 114문의전화를 이용한 가입자는 15%에 불과했다.단 한통화도 쓰지 않은 고객도 지역별로 51~55%나 됐다.

집보다는 역시 직장에서 114 안내를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울지역의 2,3월 전화요금에서 가정용중 114요금을 낸 비율은 12.18%(2월),13.34%(3월)에 불과했으나 업무용은 19.8%(2월),22.35%(3월)

에 달했다.

이를 지역별로 나눠보면 이 특성은 더 뚜렷해진다.업무용 전화 비중이 높은 여의도지역의 114요금 부과율은 2,3월 각각 23.1%와 21.7%인데 비해 가정용 전화의 비중이 훨씬 높은 성북.노원지역에서의 114요금 부과율은 7.1

~14.2%에 그쳤다.

한국통신 관계자는“기업중에서도 특히 보험회사.증권회사등 금융기관들이 고객들의 전화번호 확인을 위해 114문의를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국통신은 당초 유료화후 전체 가입자중 30% 정도가 유료인 월 4통 이상의 114문의를 이용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의 절반에도 못미쳤다.한통화 80원이라는 경제적 부담이 무절제한 114문의를 줄인 셈이다.

한국통신은 114안내전화가 유료화되기 전인 95년 9월 한달동안 전국 1백11만2천명의 가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적이 있다.

당시의 월 4회이상 114 이용자는 29%.

유료화에 따라 이처럼 불필요한 114 이용이 줄어든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유료화에 따른 기대수입은 그만큼 줄어들게 됐다.

2,3월 114안내로 벌어들인 돈은 각각 27억원과 25억원.올해 계획된 114 수입은 당초 3백66억원에서 50억원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이에따라 유료화와 동시에 계획했던 사업의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김선영(金善榮)부장은“수입이 예상에 못미쳐 일부 사업의 조정이 필요하지만 국민들이 114를 제대로 이용하는 것같아 아쉬움보다 반가움이 앞선다”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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