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가장 큰 원인은 ‘장기 호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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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지난해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던 미국발 금융위기의 주범은 과연 누굴까.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은 2일 금융위기의 주범을 12위까지 보도했다. 주범 1위는 ‘오랜 기간 이어진 호황’이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특별한 어려움을 겪지 않으면서 일반 국민은 물론 정부·월가까지 위기에 둔감해진 탓에 엄청난 위기를 맞았다는 것이다.

2위는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재임기간 중 1987년 주식시장 붕괴(블랙 먼데이), 9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사태, 2001년 닷컴버블 등의 급한 불을 잘 껐지만 그런 경험이 오히려 위험을 무시하는 태도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은행에는 엄격한 잣대를 댔으나 투자은행·헤지펀드 등 신생 금융회사를 방치하다시피 한 미국 정부의 ‘규제정책 실패’도 위기의 주범으로 꼽혔다. 그 뒤를 ▶위험이 큰 각종 파생상품을 고안해 온 탐욕스러운 월가 ▶정부의 장려 하에 모두가 키워온 ‘내집 마련’에 대한 집착 ▶중국에서 유입된 과도한 유동성 ▶‘시장은 항상 합리적’이라는 맹신 등이 이었다. 주범 12가지에는 ▶능력도 안 되면서 빚을 내 집을 산 ‘당신과 나’ ▶전쟁을 치르느라 만성적 재정적자를 유발한 조지 W 부시 대통령 ▶무디스·스탠더드 앤드 푸어스·피치 등 신용평가사 ▶미국 정부의 리먼브러더스 파산 용인 등도 포함됐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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