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모습 바꿔온 통신 한세기- '정보통신의 날' 계기로 본 발자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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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22일은 제42회 정보통신의 날.조선조 고종때인 1884년 4월22일 국내 최초의 통신업무 주무기관인 우정총국(郵政總局)이 설립됐다.이 날을 기념,지난 56년 체신의 날이 지정됐고 2년전부터 정보통신의 날로 이름이 바뀌었다.

조선조 마지막 임금인 순종도 근대 정보통신분야의 선구자라 할 만하다.전화가 처음으로 도입된 것이 한세기 전인 1895년.

그는'말 전하는 기계'라는 뜻의 전어기(傳語機)를 대궐 안과 아버지 고종의 능에 설치,아침 저녁 전화로 문안인사와 곡(哭)을 올렸다.교통수단이 여의치 않던 시절 한시대를 앞서가는 지혜라 할 만하다.

관용(官用)으로만 이용되던 전화를 민간도 사용하게 된 시기는 1902년.서울~인천간 첫 통화를 시작하며 가입자 13명을 받았다.

전화망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는 60년대 이후 시작됐지만 국산장비를 통한 내실있는 성장은 지난 83년 전전자교환기(TDX)를 개발하면서부터 가능했다.지난해말 전화가입자는 1천9백32만명으로 1백명당 43대가 넘는 보급률을 보이고 있다.

일상생활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다준 휴대폰.무선호출의 경우 선보인지 10년만에 각각 7천대에서 3백18만대,3만8천대에서 1천2백69만대로 늘어 4백54배,3백33배로 성장했다.

올해말 새로 등장할 개인휴대통신(PCS)이나 무선데이터서비스는 국내 정보통신분야의 또 다른 전기가 될 것이다.

80년대 초만 해도 한국통신 하나였던 국내 정보통신 서비스업체는 이제▶유선계 전화회사는 한국통신.데이콤.온세.두루넷.지앤지텔레콤등 5개▶무선계는 SK텔레콤.신세기통신과 PCS 3개사를 포함해 26개▶설립이 자유로운 부가통신회사는

5백86개나 된다.이밖에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는 2천개를 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정보통신시장 규모는▶기기및 부품 44조3천억원▶서비스 13조5천억원▶소프트웨어 2조8천억원으로 모두 60조원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규모는 전세계 시장의 3%를 점유한 것으로 정보통신부는 오는 2001년 4.57%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정보통신기업들의 해외진출도 90년대 들어 이뤄져 지난해까지 총 25억7천만달러의 장비판매와 통신서비스사업 투자를 했다.TDX에 이어 국내 수출의 차세대 기대주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디지털 휴대폰장비.

지난해부터 러시아.미국에 수출,5억5천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통신서비스사업의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94년부터 본격화되면서 현재 미국.일본.이탈리아.브라질.러시아등 14개국에 국내기업의 깃발을 꽂았다.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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