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 “예스 위 캔” 신년사에 희망 듬뿍 담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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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재계 총수들의 올해 신년사에는 유독 ‘희망’이란 단어가 많다. 내년 경영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조직원을 다독이기 위해 희망과 꿈을 많이 언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통 총수들의 신년사는 좋은 내용이 많지만 의도적으로 조직을 다잡는 발언도 많았다. 그러나 올해는 애써 위기를 조성하기보다 오히려 낙관적인 말을 내놓으려 했다. 어차피 긴장이 잔뜩 고조된 상태라 일부러 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2일 그룹 임직원들에게 변화를 통한 행복창출 기반을 마련하자고 호소했다. 그는 “최악의 상황이 와도 생존할 수 있고 후회 없는 도약과 성장을 향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속도와 유연성, 실행력을 끊임없이 높여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위기에 주저앉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위기를 마주하고 있지만 두렵지 않다. 우리에겐 꿈을 실현할 역량과 자원, 패기와 열정이 있기 때문이다.”

올 한 해 유가 급등과 환차손으로 어려운 해를 보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신년사는 내실을 다지자는 내용의 신년사를 내놨다. 그는 수익성 중심의 사업운영과 흑자달성을 경영목표로 제시했다. 조 회장은 “까다로워지고 있는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켜야만 경영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앞두고 있는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은 눈앞에 닥친 도전에 온몸을 던져 맞서자고 호소했다. 그는 “사상 초유의 경제한파를 이겨내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이며, 그룹의 앞날과 번영의 기틀을 다져나갈 기회”라고 현 경제상황을 해석했다. 이어 그는 “도전과 응전은 기업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고 단언했다.

박용성 두산 회장은 위기 속에서 희망을 갖고 노력하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루고자 하는 뜻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중국의 고사성어를 염두에 두고 한 발 앞선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해 경기 회복시기인 2010년 이후를 준비하자”고 말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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