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중구 '까펠로피자'점 주인 이경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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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대구중구의'까펠로피자'점 주인 이경환(李璥煥.34.대구시남구봉덕2동)씨는 피자점을 차린지 6개월만에 4개의 매장을 거느린 어엿한 사장으로 변신했다.

6개월동안의 매출액만 14억원.무서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李씨가 까펠로피자점을 연 것은 지난해 9월.대구 한복판인 중구동성로에 1호점인'까펠로피자 반월당점'을 개업했다.

“유명한 피자점이 모두 외국브랜드 아닙니까.매출액의 10%를 외국에 로열티로 지급하는 것이 못마땅해 우리 브랜드를 키워보자는 생각에서였지요.”

반월당점은 신세대들이 몰려들면서 금방 자리를 잡았다.비결은'톡톡튀는'실내장식과 특유의 매장관리기법 때문이었다.반월당점 간판에 영어로 조그맣게'스포츠피자'로 쓴 것이 신세대들 사이에 퍼지면서“스포츠피자점 가봤느냐”는 것이 젊은이들의

유행어처럼 됐다.

“대학 4학년때 본격적으로 장사를 배우기 위해 서울송파구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야채 재고정리.물건 날라주기등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장사기법을 배웠습니다.”

86년 李씨는 농수산물시장에서 벌어 모은 돈 5백만원으로 대구시달서구에서 보증금 4백50만원.월세 50만원인 허름한 건물 지하를 빌려'구운김'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김을 구워 파는 사업은 李씨가 전국에서 두번째였다.처음 1년6개월동안은 한달에 2천만원을 벌어들이는 히트상품이었다.

그러나 곧 대기업들이 이 사업에 뛰어들면서 매상이 떨어졌고 李씨는 이때 피자점쪽으로 눈을 돌리면서 까펠로피자가 탄생했다.

피자의 고향,이탈리아의 지도를 반으로 자르면 모자처럼 보여'까펠로'(이탈리아어로 모자라는 뜻)라고 이름지었다.

이름처럼 李씨의 매장도 독특하다.반월당점 문고리는 스키 모양으로 돼 있다.문을 열고 들어서면 식탁사이의 통로는 운동장의 원형트랙이다.물론 육상경기장처럼 트랙도 그어져 있다.

더욱 특이한 것은 내부장식.복싱경기장의 링위에 올려진 식탁,축구골대안에 놓여진 식탁등이 스포츠를 좋아하는 신세대들의 좋은 반응을 끌어낸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마늘소스피자.감자피자등 한국적인 재료로 만든 피자도 날개 돋친듯 팔리고 있다.이 사이 점포는 시지점.7호광장점.동성로점등 4개로 늘었다.

“6월부터는 전국을 대상으로 가맹점 사업도 시작할 계획입니다.5년안에 전국적인 규모의 피자업체로 발돋움해 기필코 외국브랜드를 누르겠습니다.”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매출액의 10%는 되돌려 주겠다”고 다짐하는 李씨는 그 방법의 하나로 사업시작때부터 매장마다 두명의 소년소녀가장의 생활비를 매달 지원하고 있다. 〈대구=이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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