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정부 R&D 투자 늘려야 - MIT大 연구팀, 경쟁력 강화위한 적극개입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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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최근 미국 MIT 연구팀은 홍콩의 경쟁력을 보다 높이기 위해선 홍콩정부가 연구개발(R&D)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자유방임정책으로 번영을 누려온 홍콩에 정부주도의 정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홍콩의 경제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다.

영국지배하의 홍콩은 낮은 세금에다 사실상 무관세를 실시했고,기업의 영업활동을 최대한 보장하는등 소위'적극적인 불개입'을 기본 경제 정책으로 삼았다.

홍콩정청과 홍콩의 몇몇 민간기업이 지원을 한 이번 MIT의 연구는 중국지배하의 홍콩이 어떤 경제전략을 취해야 하느냐는 문제와 관련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중국 지배하의 홍콩을 이끌 초대 행정장관 둥젠화(董建華)는 기존의 경제정책을 변화시킬 생각을 내비쳤다.

董은 지난해 정책교서에서“신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홍콩의 경제발전에 필수적인 요소며 홍콩은 연구개발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董은 지난달 가진 인터뷰에서도 자유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홍콩 정부가 기술개발을 촉진시키기 위한 방도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콩의 재무장관 도널드 장은 공개적으로 정부개입의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MIT 연구결과,홍콩의 국내총생산(GDP)대비 R&D투자 비율은 일본의 2.9%,싱가포르의 1.2%에 비교도 안되는 0.1%에 그쳤다.

이 연구는 홍콩이 정부와 민간부문 양쪽에서 R&D투자를 늘려야 하며 정부차원에서 소규모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지원할'사이언스 파크'를 만들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또한 저하되고 있는 학생들의 영어실력을 끌어올리고 지적재산권 위반에 대해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러나 홍콩기업은 적당한 때 적당한 업종을 고르는데는 선수들인만큼 홍콩이 대만이나 싱가포르처럼 특정산업을 정해 놓고 육성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는 충고도 빠지지 않았다.

MIT연구진은 또 홍콩기업의 소위'저임금 전략'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지난 15년동안 홍콩의 제조업은 싼 임금을 찾아 중국의 광둥(廣東)성으로 옮겨갔다.그러나 광둥의 임금이 오르자 중국 내륙으로 더 들어갔다.MIT연구진은 이런 저임금 전략은 장기적으로 대부분의 홍콩기업에는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안으로 독자상표로 전화기.전자완구를 수출하고 있는 브이테크와 같은 홍콩기업을 모델로 제시했다.또 독자브랜드 전략을 펼 수 없는 기업이라면 디자인이나 제조공정을 혁신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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