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세계사에 큰 관심 … 국제중 면접에 도움 됐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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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신입생을 선발한 국제특성화중학교인 대원중과 영훈중에 각각 합격한 전주아양(左)와 이강준군. [이찬원 기자]

전주야양 “인성면접 때 외교관 꿈 동화로 표현” “평소 역사와 문학에 관심을 갖고 공부한 것이 면접 때 주효했어요.” 전양이 꼽는 합격 비결이다.

대원중은 면접을 학업적성면접과 인성면접으로 나눠 실시했다. 학업적성면접에서 첫 번째로 ‘병자호란 때 대립한 두 정치 당파의 이름과 각 주장을 말하고 그중 한 주장을 골라 선택한 이유를 설명하라’는 질문이 나왔다. 당시 조선의 외교 상황과 대응 정책에 대한 역사 지식을 묻는 문제였다. 전양은 “청과의 외교담판을 주장한 주화파를 선택했다”며 “전쟁에 의한 피해를 줄이고, 문화 교류를 통해 국력을 키우는 실리를 챙기는 게 더 중요하다는 논리로 내 생각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보기로 주어진 가(인물)·나(문학)·다(사회·과학)에서 뽑은 질문지에 따라 문제가 제시됐다. 가·나·다 순으로 ‘세종대왕이 세운 학자양성기관 이름과 세종대왕에게서 본받고 싶은 점’ ‘무지개를 찾는 것을 포기했을 때 소년에게 나타난 현상과 파랑새의 의미’ ‘나노(nano)’ 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전양은 “초등 6년 동안 해마다 100여 권씩 독파한 독서력 덕에 면접을 잘 본 것같다”고 말했다.

인성면접에서는 면접 전 40분 동안 B4용지 한 장 분량으로 글을 쓰는 문제가 나왔다. 주제는 ‘자신의 장단점을 쓰고 꿈을 어떻게 이룰 것인지 쓰라’는 것이었다. 외교관이 꿈인 전양은 “좋아하는 동화 형식을 빌려, 가상의 고난과 사건을 겪고 훌륭한 외교관으로 성장한다는 내용을 재미있는 이야기 구조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최근의 경기 불황으로 초등생이 겪는 어려움과 대처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라’는 질문엔 “‘부모님을 생각해 돈을 많이 쓰지 말라고 친구들을 꾸중하는 학생’으로 학교 생활을 소개해 면접관들의 웃음을 자아낸 것이 관심을 받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강준군 “논리적 근거 들어 세계사 문제 답변” 이군은 ‘세계사 지식’을 합격 비결로 꼽았다. 이군은 면접에서 세 가지 질문을 받았다. 질문은 세 가지이지만 답변에 따라 추가 질문이 이어졌다.

첫 번째는 “한 친구의 오해로 친구 사이가 나빠지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며 가치관과 품성을 평가하는 질문이었다. 이군은 “오해를 풀고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만일 이것이 어려울 경우 절교하고 새 친구를 사귀겠다”고 대답했다.

두 번째는 “12개 국가명이 쓰인 종이카드를 나름의 기준을 세워 분류하라”는 문제였다. 이군은 자원이 많은 나라와 적은 나라로 분류했다. 이군은 “다른 학생들은 동·서양으로 나눈 데 반해 나는 자원을 분류 기준으로 삼아 면접관들의 관심을 끌었다”며 “세계사를 공부하면서 자원의 분포도와 자원을 두고 벌인 전쟁 등에 대해 공부해 온 덕”이라고 말했다. 추가 질문도 이어졌다. “우리나라가 무역을 많이 해야 하는 국가를 골라 선택한 이유를 설명하라”는 문제가 제시됐다. 이군은 중국을 택했다. “경제가 발전하려면 기술·자원·노동이 필요한데 우리나라가 부족한 자원과 노동을 중국과 교류해 채워야 한다”는 내용을 논리적 근거를 들어 답변했다. “여행하고 싶은 나라를 고르라”는 추가 질문엔 브라질을 골라 “여유롭고 넉넉한 국민성을 배우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이 역시 근거를 들어 설명했다.

마지막은 ‘주어진 12개 단추를 나름의 기준으로 분류하라’는 문제였다. 단추의 모양·무늬·색깔은 물론 구멍의 생김새까지 비교해야 하는 세심한 관찰력이 필요했다. 이군은 “국제정치학 박사가 꿈이어서 세계사와 국제문제에 관심이 많다”며 “국사와 세계사를 집중적으로 공부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박정식 기자, 사진=이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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