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룡 의원 홀로서기 시동 - 김영삼대통령에 섭섭 독자노선 밝혀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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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한국당 김덕룡(金德龍)의원이 검찰출두 하루전인 11일 자신의 덕린재(德隣齋)사무실에서 청와대 김기수(金基洙)수행실장을 만났다.

金의원이 金실장을 불렀다는 후문이다.金실장은 이제 청와대에 남아있는 몇 안되는 상도동 비서출신이다.동시에 金의원의 경복고 후배기도 하다.그래서 두사람의 만남은 비록 15분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이 만남이후 두사람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들은 향후 金의원의 행보를 시사해준다.

이 자리에서 金의원은 먼저 대통령의 의중을 물었다 한다.그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의 면담 주선도 신청했으나 金실장이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검찰출두 이후로 미루도록 조언했다는 것.

金의원은 자신에 대한 음모가 진행중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한보로부터는 절대로 돈을 받지 않았다는 것도 강조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자신이 검찰에 출두해야 하는 상황을 놓고 金대통령에 대한 섭섭함의 일단도 피력했으리란게 주변의 관측이다.

그러고 난뒤 金의원은 자신의 향후 입장을 이렇게 정리했다고 한다.한마디로 독자노선을 걷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는 것이다.

그가 쓴 표현은'홀로서기'로 전해진다.

그가 말한 홀로서기가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金대통령의 분신(分身)인 그가 앞으로 독자노선을 걷겠다는 것은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신한국당내의 대통령후보 경선문제와 맞물려 그의 홀로서기가 어떻게 나타날지 관심거리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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