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 열쇠는 아이언샷 - 오거스타내셔널GC 코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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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승부는 아이언샷'.

오거스타내셔널GC는'보기엔 쉬워도 스코어가 좀처럼 나지 않는'코스다.벙커는 46개에 불과하고 다른 메이저대회 개최지처럼 발이 푹푹 빠지는 러프도 없다.페어웨이 전체가 웬만한 국내 골프장의 그린보다 정결하다.

한마디로 오거스타는'웃고 들어갔다 울고 나오는'코스다.결코 행운이나 요행을 용납하지 않는다.특히 그린은 세계적인 선수들도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 정도로 까다롭다.정교한 아이언샷과 고도의 전략이 없으면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그린이 유리알처럼 빨라 공이 내리막 라이에 걸리면 일단 3퍼팅을 감수해야 한다.닉 팔도가 지난해 대회 마지막날 대역전극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단 한번을 제외하고 공을 오르막 지점에 올리는 절묘한 아이언샷 덕분.

특히'아멘코너'로 불리는 11,12,13번홀은 수많은 골퍼들의 환희와 좌절이 서려있는 곳.'무사하기를 기도한다'는 뜻에서 붙여진'아멘코너'는 그린이 뒤쪽에서 앞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난공불락의 요새.노먼은 지난해 아멘코너의 핵심인

12번홀(파3.통산 평균타수 3.3)에서 더블보기를 범해 우승을 놓쳤다.또 바위처럼 딱딱한 그린은 6번 아이언 이상의 롱아이언샷은 여지없이 그린밖으로 퉁겨나간다.이는 타이거 우즈가 우승후보로 지목되는 이유중 하나.우즈는 지난해 컷오

프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3백30야드 이상의 장타를 날렸다.웬만한 파 4홀에서는 세컨드샷을 피칭이나 9번 아이언으로 공략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공을 높이 떠올려 런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

결국 드라이버샷을 유혹하는'함정'이 별로 없는 대신 공을 정확히 오르막 라이에 떨어뜨릴 수 있는 정교한 아이언샷이 승부를 판가름한다고 볼 수 있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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