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국씨, 집요한 추궁에도 묵묵부답 - 한보청문회 이틀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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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김종국(金鍾國)한보전재정본부장은 8일 열린 청문회에서 정태수(鄭泰守)총회장의'머슴론(論)'에 걸맞지 않게'정태수 리스트'에 거론된 정치인들에 대해“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맞서는등 주인 뺨치는 뚝심을 보였다.그는 전날 鄭총회장의“자금내용을 주인이 알지 머슴이 어떻게 아느냐”는 발언에서 머슴으로 지칭된 장본인.

그러나 그는 김덕룡(金德龍).김상현(金相賢).김용환(金龍煥)의원에게 실제 돈을 줬는지를 묻는 의원들의 빗발치는 질문에“확인해 줄 수 없다”는 말로 시종일관 버텼다.그의 답변 태도는 어제 열린 청문회에서 鄭총회장이“재판중인 사항이라

말할 수 없다”며 의원들의 추궁을 요리조리 피한 모습과 거의 흡사했다.그러면서도 그는 아니라는 대답은 하지 않아 돈을 실제로 전달했다는 뉘앙스를 강력히 풍겼다.

일부 의원들이“자물통을 달았느냐”“의원들을 우롱하느냐”“덩치값도 못하느냐”“새경은 얼마나 받느냐”는등의 인신공격성 비난을 퍼부었는데도 그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김민석(金民錫)의원등은 그에게 위증 혐의나 횡령 공범 혐의를 추가로 적용할 수 있다고 '협박'에 가까운 촉구를 했으나 만족할만한 대답을 끌어내는데는 실패했다.

그는 또'정태수 리스트'에 어떤 정치인이 포함돼 있는가를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회장에게 물어봐야지 경영주와 월급쟁이 사장이 가까울 수 있겠느냐”는 말로 빠져나갔다.

그는 자신의 혐의와 관련된 대출금 유용부분에 대해선“회장이 시키는대로 했을 뿐”이라며 자신을 '머슴'수준으로 낮췄지만 답변태도 면에선'주인'인 鄭총회장 뺨치는 고집불통이었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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