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학부모 NIE연수 만원사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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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한명만 더 받아주면 안되나요.”“신문보자마자 전화하는데 벌써 마감되면 어떻게 해요.”

중앙일보의'학부모 NIE(신문활용교육)연수'사고(社告)가 나간 8일 오전.

신청받기 시작한지 불과 1시간40여분만에 연수 예정인원 3백20명이 넘어 신청접수가 마감됐다.

대구.전북익산.강원원주시에 사는 독자들도 신청대열에 참여했다.이후에도 접수 전화와 팩스는 불이 났고 통화대기에 지친 몇몇 학부모들은 중앙일보 인근 다른 사무실 친지를 통해 대리접수했다.

서울관악구봉천동에 사는 이주아(34.주부)씨는 아무리 전화해도 연결되지 않자 아예 오후1시쯤 중앙일보 교육사업팀을 찾아와 연수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다 5월이후 다시 연수자리를 갖겠다는 약속을 받고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봇물처럼 쏟아진 연수 희망자가 이날 하루동안 1천명을 돌파했다.4월 연수기회를 놓친 학부모들은“인원을 더 늘릴 수 없겠느냐”고 매달리는가 하면“왜 다른 곳에선 이런 기회를 만들어 주지 않느냐”며 아쉬움을 표시했다.또 일부는“이왕

하려면 원하는 사람을 모두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니냐”며'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각종 학습지와 학원이 지천으로 널려있음에도 무엇이 학부모들을 NIE란 아직 조금은 낯선 교육의 장(場)으로 이끌고 있는가.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은 간단하다.아이들을 옥죄고 있는 주입식 교육에 신물을 내'이대론 안된다'며 뭔가 새로운 교육방법을 찾으려는 학부모들의 욕구가 NIE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으로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학교와 학원만으로는 미흡하고 교과서와 학습지에만 자녀교육을 맡길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이런 학부모들의 요구를 교육당국이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NIE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훨씬 초과하고 있는 현실이 말해주듯'열린 교육'을 향한 국민들의 바람은 하늘을 찌를 것같은데도 정부는 이를 적절하게 수용할 태세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교육내용과 방식,행정이 종래의 고리타분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한 현행교육은 점차 불신을 받고 국민들은 학생들의 창의력과 사고력에 초점을 맞추는'신교육'에 목말라 할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비교적 일반화된 NIE가 최근 우리나라에서 열린 교육,살아있는 교육의 표본으로 자리잡아가는 현상도 우리의 답답한 교육현실에 대한 하나의 경고 메시지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제 정부는 교육 소비자들인 학부모들의 새로운 교육을 향한 열정을 제도적으로 수렴.소화하는데 발벗고 나서야 할 것이다. <이창무 교육사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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