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쿨>전화 1대로 4대 효과 홍콩서 새 시스템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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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따르릉'은 할아버지 찾는 전화 벨소리,'땡땡'은 아버지,'딩동댕'은 아들 몫.중국 본토 반환이 1백일도 안남은 홍콩에 새롭게 등장한 전화서비스가 화제다.전화기는 한 대지만 집안의 삼대(三代)가 전화소리로 자신에게 걸려온 통화를 구별할 수 있는'듀플렉스(이중)링'서비스.홍콩은 전화회선이 포화상태에 달했으나 본토 반환을 눈앞에 둔 앞날이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지역 시내전화서비스를 맡고 있는 홍콩텔레콤이 섣불리 회선증설 투자를 하지 못하고 대안으로 내놓은 서비스다

.가뜩이나 1백년전 구축된 노후한 통신망인데다 대부분의 주택들이 지은지 오래돼 집집마다 전화 회선이 하나밖에 없어'1가구 다(多)전화'를 기대하기 어려웠다.듀플렉스 링서비스는 이 회사 상품기획 담당자들이 머리를 짜내 개발한 것으로 전화선은 하나지만 최대 4개의 서로 다른 전화번호를 물려주는 서비스다.집값이 워낙 비싼 홍콩은 한 집안에 3대가 모여사는 경우가 많다.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서로 자신의 전화라며 소란이 나기 일쑤지만 이 서비스는 이같은 소란을 피하게

해준다.이치도 간단하다.여러 전화번호를 구별할 수 있는'지능'을 가진 전화교환기가 번호에 따라 다른 벨소리가 울리도록 전화기에 특수한 신호를 보내주는 것.팩스를 쓰면 특히 편리하다.딸의 애인이 연모의 정이 담긴 편지를 팩스로 보내면 다른 가족들에게 노출될 염려없이 딸의 팩스로만 보내지기 때문이다.서비스요금은 전화번호 하나 더 얹는데 우리돈으로 월 2천6백원 정도.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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