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첫날 정태수씨 증언 4大초점 - 大選 자금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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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회 한보조사특위는 7일 스스로 한보의혹의'몸통'이라고 자인한 정태수(鄭泰守)총회장을 출석시켜 오전9시부터 오후10시까지 마라톤청문회를 열었다.鄭씨에 대한 의혹의 화살은 특히 ▶92년 대선자금 지원▶鄭씨가 돈을 줬다는 정치인명단인'정태수 리스트'▶김현철(金賢哲)씨 관련의혹▶한보 특혜대출 진상등 네 가지에 집중됐다.정치적 이해관계가 민감한 대선자금과 정태수 리스트를 놓고 벌어진 여야간 설전(舌戰)은 증인과 위원간 공방보다 치열했다.위원들은 중앙일보가 7일 아침 단독보도한 '정태수 리스트'를 증거물로 제시하기도 했다. [편집자]

정태수(鄭泰守)총회장을 등장시킨 청문회에서 여야의원들은 상대 당(黨)의 급소를 겨냥한 질의공방을 펼쳤다.

92년 대선당시 YS.DJ에게 거액의 대선자금을 주었는지 밝히라는 여야의 교차 공세였다.

鄭총회장의 입이 열리는 쪽엔 회복불능의 치명상을 입힐 가공할 뇌관이었지만'쇠자물통'鄭총회장은 끝끝내 함구했다.불발탄으로 만든 것이다.신한국당 이신범(李信範).맹형규(孟亨奎).이사철(李思哲)의원등은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 관련 의혹을 캐물었다.

이신범의원등은“金총재가 鄭총회장으로부터 92년 대선당시 30억원을 제의받았으나 거절했다는데 사실이냐”고 물었고 鄭총회장은“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추궁이 이어지자 鄭총회장은“그 사람이 얘기한 건 그 사람 자유고 나는 그런 일없다”고 정색했다.

이사철의원은“金총재가 거짓말한 것이냐”고 되물었고 鄭총회장은“모른다”고 짜증스레 말을 끊었다.이신범의원은“92년 대선당시 김영삼(金泳三)후보와 만난 일이 있느냐”고 하자 鄭총회장은 갑자기“대통령 관계를 말하겠다”고 준비된듯한 답변

을 이어갔다.鄭총회장은“88올림픽 하키결승전에서 김영삼.김대중총재를 만났고 3당합당 이후 여당대표로 있을때 나는 당 재정위원으로 있었다”고 했다.

그는“재정위원으로 월회비를,선거때 특별회비를 냈으며 한달에 한두번 대표와 재정위원들이 회식했다”며“한번은 바로 옆자리가 비어(金대표가)'이리 오소'하길래 앉은게 오늘날 그런 친분일뿐”이라고 말했다.鄭총회장은“개인적으로 선거때 그런

(자금을 준)일은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국민회의 조순형(趙舜衡).이상수(李相洙),자민련 이인구(李麟求)의원등은 金대통령쪽으로 초점을 맞췄다.趙의원은“여당 재정위원으로 있으면서 얼마나 헌금했느냐”“92년 대선때도 했느냐”고 유도성 질문을 던졌다.

鄭총회장은“선거때는 특별히 많이 내는 수가 있고 그저 10억정도가 고작”이라고 밝혔다.

추후 민주당 이규정(李圭正)의원의 재추궁에 鄭총회장은“당비로 수십억원 정도 낸 것같다”고 했다.

조순형의원은“金대통령이 당선된 92년 12월19일 鄭총회장이 산은의 대출준비가 되었으니 빨리 추진하라고 얘기한 적있느냐”며“그달 31일 1천9백만달러의 산은대출이 과연 정상적이었느냐”고 대가성 여부를 파고 들었다.

鄭총회장은 역시“잘 기억이 안난다”고 앵무새 답변을 거듭했다.

이상수.이규정의원은“92년 당시 김명윤(金命潤)씨를 통해 김영삼후보에게 6백억원을 준게 사실이냐”며“대선후 鄭총회장 자신이 金대통령에게 가장 많은 선거자금을 주었다고 자랑하고 다니지 않았느냐”고 추궁했다.

鄭총회장은“그런 일없다”며“김명윤씨와는 아파트 위아래층에 살아 장기.고스톱도 함께 한 사이”라고 얼버무리는등 어느 쪽의 진실규명도 철저히 외면했다. 〈최훈 기자〉

<사진설명>

손 내젓는 鄭씨

7일 서울구치소에서 열린 국회 한보특위청문회에 정태수 한보총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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