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한총련 조직화 움직임 - 서울대.고려대등 33개大 '전총협' 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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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의 정치투쟁 노선에 반발하는 상당수 대학 총학생회.단과대학별로 한총련을 탈퇴하거나 이를 대체할 새로운 조직화 움직임을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반면 한총련은 기존의 민족해방(NL)3대 강령등 현재의 노선

을 유지하고 쿠바 학생축전에 북한 학생대표와 공동으로 참가키로 결정하는등 세력화에 나서 이달 중순 대규모 시위가 예상된다.

한총련에 반발하는 전국단위 학생운동 조직은 가칭'전국대학총학생회협의회(전총협)'로 이미 한총련 탈퇴를 공식 선언했거나 회비 납부를 거부한 서울대.연세대.고려대를 비롯,충남.호남.경남지역 33개 대학 비운동권 총학생회.단과대를 중심

으로 세를 모으고 있다.한총련을 대체할 새로운 학생운동 조직을 만들자는 제안은 지난해 연세대 사태이후 치러진 각 대학 총학생회장 선거에서 범민중.민주(PD)계열 후보들을 통해 제기됐다.

이들은 한총련의 권위적 조직운영과 반미(反美).정치투쟁 일변도의 노선에서 탈피,정치권 부패비리 추방과 민생안정등 시대상황에 맞는 투쟁을 전개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총련은 6일 전남대에서 폐막된 전국대의원대회에서 27시간 마라톤 토론 끝에 자주.민주.통일등 기존 NL노선 3대 강령을 유지키로 결정하고 오는 7월 쿠바에서 열리는'14차 세계청년학생축전'에 북한과 공동으로 참가하기로 결

정했다.

한총련은 특히 지난달 27일로 예정했던 동맹휴업이 무산되는등 세력 약화 조짐이 보이자 이를 대규모 시위를 통해 만회한다는 계획 아래 한보비리.김현철(金賢哲)씨 의혹을 쟁점으로 이달 중순 가두집회와 철야농성을 벌일 계획이다.또 5월

30일 서울에서 한총련 출범식을 갖는다.

이에 따라 7일부터 19일까지 지도부 30여명이 명동성당에 들어가 한보비리.현철씨 의혹을 집중 부각시키는 단식농성을 벌이고 19일에는 전국 각지에서'4.19혁명'기념 연합집회를 열기로 했다.경찰 관계자는“동맹휴업 무산등으로 한총련

주도세력이 급격히 약화돼 실추된 지도력을 대규모 시위로 만회할 가능성이 크다.PD계열도 독자적인 움직임을 보여 4월이 학생운동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진.광주=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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