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대출 은행장 週內소환 - 실무진 대출 반대의견 묵살경위등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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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보철강에 대한 은행 대출이 여신 담당자들의 대출반대 의견이 묵살된 채 상부의 일방적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검찰 재수사에서 드러났다.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沈在淪검사장)는 30일 제일.조흥은행등 한보거래 시중은행 여신업무 담당자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밝혀내고 이번주중 장명선(張明善)외환은행장과 이형구(李炯九).김시형(金時衡)전.현 산업은행총재등

을 다시 불러 조사키로 했다. 〈관계기사 5면〉

검찰은 이들 전.현직 은행장을 상대로 업무상 배임 혐의뿐 아니라 당시 대통령 경제수석등 관계 공무원의 직권남용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에 따르면 제일은행 전 섬유센터지점장 김경수(金景洙.51)씨는“94년7월 자본금 2천86억원 규모의 한보철강 부채가 7천2백억원대에 이르는등 재무구조가 부실하다는 사실을 지적한 신용평가서를 상부에 제출했으나 이철수(李喆洙)

행장이 대출을 내락한 뒤여서 묵살됐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대출심사업무를 총괄한 제일은행 박석태(朴錫台)상무도“행장이 참석한 대출심사이사회에서 한보의 재무구조 취약사실을 신용조사서를 토대로 설명했으나 한보철강이 국가기간산업이어서 대출해줘야 한다는 李행장의'밀어붙이기'식 결정을 거역할 수

없었다”고 검찰에서 밝혔다.

조흥은행 여신총괄업무를 수(李喆洙)행장이 대출을 내락한 뒤여서 묵살됐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대출심사업무를 총괄한 제일은행 박석태(朴錫台)상무도“행장이 참석한 대출심사이사회에서 한보의 재무구조 취약사실을 신용조사서를 토대로 설명했으나 한보철강이 국가기간산업이어서 대출을 해줘야 한다는 李행장의'밀어붙이기'식 결정을 거역할

수 없었다”고 검찰에서 밝혔다.

조흥은행 여신총괄업무를 담당한 李모(56)씨도“코렉스공법에 대한 전문적 기술검토 없이 대출이 이뤄졌으며 96년 3월 5백억원의 어음대출등 예상치 못한 추가 대출신청이 잇따라 실무진에서 한보측 자구노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개진했으나

무시됐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李씨는 또“당시 대출심사회의에서 담당 심사역인 吳모씨등이 반대의견을 냈지만 상부 방침에 따라 대출승인이 났다”고 밝혔다.

검찰 고위관계자는“한보거래은행 대출 담당자들이 상사의 지시를 거역할 수 없는 상태에서 대출업무가 진행됐다고 진술하고 있어 은행장들이 고위 공무원의 개입.청탁에 따라 실무진의 의견을 묵살했는지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권영민.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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