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스트레스 훌훌 날려요” 즐거운 학교 2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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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유일여고
점심시간 노래방으로 우르르
영화·음악감상 겸한 멀티미디어실 만들어

대형 스크린을 갖춘 유일여고의 노래방은 점심시간이면 학생들이 앞다퉈 몰려들 정도로 인기다. [장대석 기자]

 “전국에서 유일한 시설이래요. 이처럼 학생들을 배려하는 좋은 학교에 다닌다는 자부심도 커요.”

전주 유일여고에는 1100여명의 여학생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뽐낼 정도로 근사한 자랑거리가 생겼다. 지난달 말 이 학교 도서관 4층에 문을 연 노래방이다. 노래방은 50여 평의 넓은 공간에 자막·화면이 뜨는 대형 스크린을 갖췄다. 의자와 테이블 등 편의시설도 좋고, 아래층 도서관서 공부하는 친구들을 방해하지 않도록 완벽한 방음시설도 했다.

학생들은 점심시간이면 서로 먼저 마이크를 차지하기 위해 식사도 제치고 달려 올 정도로 인기다. 때로는 테이블마다 삼삼오오 몰려 앉은 친구들끼리 뜨거운 노래경쟁이 펼친다.

노래방은 유진수 이사장이 취임하면서 사재를 털어 마련했다. 삭막하고 건조한 학교에 학생들을 위한 오아시스같은 쉼터를 만들어 주고 싶었단다. 영화 및 음악감상, 노래방을 겸할 수 있도록 최신 시설을 갖춘 멀티미디어실을 만들었다. 실제 이 노래방은 음악·미술 수업시간에는 음악감상이나 영화관람 시설로 활용된다. 노래방 옆에는 상담교사가 있어, 스트레스 해소와 함께 사춘기 여고생들의 인생 상담도 해 준다.

이소라(1학년) 양은 “쉬는 시간에도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매점 가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었는데 노래방이 생겨 신기하다”며 “공부하다 지치면 친구들과 함께 달려 가 노래 한 곡조를 뽑으면 스트레스가 싹 가신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전주 양지중
보드게임방서 학습 게임 놀이
‘주사위 굴려 행성 정복’ 등 23종 게임 갖춰

양지중 1학년생들이 최남렬(가운데) 교장선생님과 함께 덤블링 몽키 게임을 하고 있다. [장대석 기자]

 전주 양지중학교는 최근 아름다운 학교 최우수상(경영자 부문)을 받을 정도로 멋진 문화공간이 많다. 그 중 보드게임방은 손꼽히는 자랑거리다.

최남렬 교장은 “대부분의 학교 건물이 교실·복도뿐이라 너무 단조롭고 삭막하다”며 “아이들이 놀고 즐기면서 정서함양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자는 차원에서 갖가지 게임을 갖춘 쉼터를 꾸몄다”고 말했다.

게임방은 30여평 공간에 의자가 각각 4~5개씩 딸린 예쁜 색상의 테이블 6개가 설치돼 있다.

카드·주사위 게임을 비롯해 댄스 배틀 오디션·부루마블·카트라이더 세계여행 등 23종의 게임을 갖추고 있다. 모두들 영어·수리·과학·경제 등과 관련된 일종의 학습 게임이다.

수업 시간에는 학년·반 별로 돌아가면서 활용한다. 점심 때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1학년 김민지 양은 “한 달에 두세 번 친구들과 함께 와 주사위를 굴려 행성을 정복하는 잉글리쉬 코스모스 놀이를 즐긴다”며 “게임을 하는 재미가 있고, 영어 단어·문법 공부도 저절로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게임방 옆에는 다트게임을 할 수 있는 10여평의 ‘플레이 존’도 있다.

이 학교에는 50여평 규모의 갤러리도 있다. 그 동안 유명 화가들의 전시회를 8차례나 가졌다.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하는 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양지중학교는 앞으로 이들 시설을 학생들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개방할 계획이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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