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 바뀌는 한미동맹] 上. 주한 미군 감축 시나리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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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줄이겠다는 주한 미 지상군 병력 1만2000명은 어디서 빠지고 어떻게 운용될까.

현재 미국이 추진 중인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계획'은 미 육군을 기동군으로 변화시킨다는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해외주둔 미군 병력의 수적 감축이 아닌 부대의 이동이나 교체를 의미한다. 일부 남는 주한미군도 특정 여단이나 대대, 또는 사단 단위 전체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한용섭 국방대 교수는 "용산기지가 후방으로 이전하고 미 2사단이 한강 이남으로 재배치되면서 남는 1여단과 2사단 지원병력도 상당수 추가 철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미 2사단의 핵심 지휘부와 일부 시설유지 병력 2000명만 한국에 남게 된다. 1여단에는 M1A1 전차대대와 155㎜ 자주포 대대 등이 포함돼 있다. 또 2사단에는 북한군의 포병과 대규모 기계화군단에 대응할 다연장포(MLRS)대대와 AH-64 공격헬기 대대 등이 속해 있어 향후 한국군과의 임무이양 협상 과정에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미 2사단(1만4000명)을 포함한 주한 미 지상군 2만8000명 가운데 2만7000명이 철수하는 방안이다. 미 의회 예산국(www.cbo.gov)이 이달에 공개한 해외 미군기지 개선안 보고서에서 내놓은 대안이다. 이럴 경우 한미연합사와 유엔사의 핵심 요원과 일부 정보부대만 남게 된다. 한미연합사 참모장인 찰스 캠벨 중장은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미 지상군이 대부분 빠지더라도 501정보여단, 1통신여단,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패트리엇) 미사일방어부대는 남을 것"이라고 밝혀 이를 뒷받침했다. 한미연합사 지휘부와 정보부대 및 미사일방어부대는 각각 수백명 정도다. 미 지상군이 대부분 감축되면 주한미군은 현재 3만7000명에서 공군 8천명과 육군 일부 등 1만명 수준으로 줄어든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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