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비경> 브라질 마나우스 (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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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동.식물의 슈퍼마켓''세계의 허파'-.아마존은 자연의 신비를 눈과 가슴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소다.

아마존은 페루 안데스산맥에서 시작되는 강과 울창한 정글로 이루어진 광대한 지역(6백50만평방㎞).한반도의 30배가 넘는 이 지역 동.식물 종수는 전세계의 절반인 2백만종.전세계 삼림의 30%를 차지하는 정글이 세계 산소량의 20%를 공급한다.강의 길이는 6천2백75㎞로 지류들을 합쳐 배로 갈 수 있는 거리만 8만여㎞에 달한다.

브라질내 아마존 여행의 베이스캠프는 아마조나스주 주도(州都)인 '마나우스'.브라질 북쪽 내륙항인 마나우스는 브라질 유일의 수입면세지대다.

아마존강 지류인 네그루강에서 정글투어를 떠나면서 배에서 느끼는 첫 경이는 시커먼 강물 색깔.그러나 공업화로 인한 오염과는 관계없다.“수중의 산소가 강속의 먼지.나뭇잎등을 위로 치솟게 만들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가이드가 설명한다.

정글 호텔에서 보는 석양은 일품이다.정글을 화폭의 중간 굵은 선으로 삼아 아래는 시커먼 강으로,위는 빨강.노랑의 구름으로 채색해 놓은 장면은 한점의 수채화다.

어두컴컴한 저녁에 실시되는 악어(자카레)투어.한 인디오가 플래시만 비춘 채 늪 곳곳에 자란 수초들과 나무들을 헤치면서 나간다.'첨벙'하고 물속에 뛰어든지 몇분만에 다시 물속에서 얼굴을 내민 그의 손엔 2가 넘는 악어가 용틀임을 친다.이어 악어는 배에 탄 관광객들의'애무'와 심사평을 받고 고향인 늪으로 방류된다.

보통 오후2~6시까지 실시되는 식인어'피라니어'낚시와 2가 넘는 지상 최대 담수어 피라루크 낚시도 놓칠 수 없는 놀거리다.

악어 견학.낚시등'물과의 만남'이 아마존 여행의 오픈게임이라면 본게임은'정글 투어'다.정글투어는 빛 한점 들어오지 않는 밀림의 후끈거림을 참아내는 극기 배양은 물론 정글속 각종 동.식물의 특징과 유용성을 알 수 있는 생태 학습코스.

카터 전 미국대통령을 안내했다는 찰스(아리아우타워 가이드).그는“가이드는 지리.역사.구급법 외에 정글내 동.식물학등 7개 과목에 합격해야 한다”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정글은 군인들에게도 더할나위 없는 훈련장.마나우스 인근에는 브라질군과 미군도 참가하는 국제 생존훈련센터가 있다.정글에서 자주 눈에 띄는 동물은 앵무새.원숭이.개미.식물로는 수십가 넘는 거목 사이로 말라리아 치료제 키니네를 추출하는

'모스키토'나무,밧줄재료인'마타마타'나무,치명적인 독을 품은'쿠루루'덩굴등 특이한 나무들도 접하게 된다.

아마존내 인디오는 20만명.이중 7만명은 아직도 외부와 연락을 끊은 채 석기시대 생활을 한다.야노마미족의 경우 1973년에야 비로소 그 존재가 알려진 부족으로 고대의 생활상을 그대로 간직하고있다.나뭇잎으로 몸을 살짝 가린채 온몸에

요란한 장식을 한 남자들에게서,거침없이 젖무덤을 드러낸 여인네들에게서 태고의 순수를 느낀다.

매년 아마존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대략 3만명.이들은 거대한 물과 숲에서 자연의 생동감을 호흡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개발이란 미명아래 대자연에 끼친 잘못을 속죄도 하면서…. [마나우스(브라질)=송명석 기자]

<사진설명>

마나우스 근처 인디오들이 카누로 정글 사이의 강을 노저어가고 있다.한반도의 30배가 넘는 아마존지역은 때묻지 않은 원시의 건강함을 그대로 간직,현대인들에게 활력소를 제공한다. [사진=김용범(사진작가겸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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