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기부천사 부산·울산에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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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없는 독지가’가 지난 18일 울산시 동구 일산동 주민센터에 쌀 45부대를 기탁했다. [울산 동구청 제공]

 부산·울산에서 이름 없는 기부천사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8일 울산시 동구 일산도 주민센터 ‘행복 나눔터’에 이름을 밝히지 않은 독지가가 쌀 45ㅍ부대(200백만원 상당)를 기탁했다.쌀을 싣고온 운전사는 “기탁자는 따로 있는데 누구인지 모르고 일산동에 사는 어려운 분들에게 전달해 달라고 해 배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16일에는 동구 대송동 주민센터에 얼굴없는 독지가가 20kg 쌀 10부대를 보냈다. 이 독지가는 2004년부터 연말이면 쌀을 기탁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지난 11일 동래구청에 40대 남자가 연탄 2000장을 실은 트럭을 타고 찾아왔다. 이 사람은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불우한 이웃에게 나눠달라”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떴다.

지난달 18일에는 부산진구 전포1동 주민센터에 한 여성이 전화를 걸어와 “불우한 이웃에게 연탄을 전달하고 싶다”며 기부방법을 물었고, 30분 뒤 전포1동의 봉사단체 ‘이웃사랑 창구’의 계좌에 200만원이 입금됐다. 지난달 5일에는 북구 금곡동 주민센터에 허름한 점퍼 차림의 노인이 찾아와 “지역을 위해 의미 있는 일에 성금을 냈으면 좋겠고, 이름은 밝히고 싶지 않다”면서 현금 1000만원을 기탁했다. 지난달 3일에는 부산진구 범천1동 주민센터에 한 남자가 전화를 걸어 “쌀을 좀 보냈으니 연말연시에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달라”는 말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

곧이어 20㎏들이 쌀 60부대(276만원 상당)가 동사무소에 배달됐다. 이 독지가는 2003년부터 매년 11월 같은 방법으로 쌀을 기탁하는 천사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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