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여론수렴 가능한 예비競選 실시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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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2월 대선을 앞두고 여야 각당의 후보가 누구냐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예비경선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예비경선에 대한 당론을 일찍이 결정한 것은 민주당이었고 이론적인 뒷받침으로 미국.일본.대만.독일등

예비선거의 경험을 가진 각국 대표를 초청해 성대한 국제심포지엄까지 마친바 있다.

여기서 얻은 결론은 차기 대통령 후보를 예비선거로 뽑으면 당내에 잠복해 있는 파벌의 힘에 좌우되지 않고 국민 여론을 최대한 수렴할 수 있으며 정당의 민주화를 기약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더구나 우리 나라와 같이 지역할거가 판을 치는

곳에서는 최대파벌의 독식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은 정당의 대의원들에 의한 후보 지명에 대해서 커다란 관심이나 기대가 없었는데 예비선거를 실시하면 직접 참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환영받을 것이 틀림없다.

이러한 여론에 힘입어 집권당인 신한국당에서 예비선거제 준비설이 고개를 내밀더니 이번에는 제1야당의 비주류 중진들이 공식적으로 이를 제안했다.민주당을 제외하고는 아직 당론으로 밀고 나가는 입장은 못되지만 한 가지 눈길을 끄는 것은

야권 단일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야권이 모두 모여 함께 예비경선을 치르자는 주장이다.

이는 당적 철폐와 문호 개방을 내세운 민주당안과 똑같기 때문에 국민회의측에서 당론으로 확정한다면 언제라도 수용가능한 제안이다.그들이 국민경선위원회를 구성하고 전당대회에서 이를 통과시키는 노력을 기울일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또 다른

야권을 형성하고 있는 자민련측에서도 이에 상응하는 움직임이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자민련은 내각제를 줄기차게 내세우고 있어 대선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개헌이 안될 때는 어차피 독자 출마나 공조를 선택해

야 할 것이기에 수평적 정권교체를 위한 범야 단일후보 형성에 참여하는 모습이 바람직하지 않을까.야권의 동향이 이렇다면 국정의 책임을 지고 있는 여당에서는 더욱 국민적 여론을 검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더구나 한보사태와 김현

철 문제로 민심이 이반하고 있는 시점에서는 과감하게 돌파구를 뚫어야 하며 그것은 국민 속에 파고드는 전략이어야 한다.

여당이 예비선거제를 채택해 소위 9룡을 정리한다면 패자의 불만도 사라지고 사회적 불안도 없어질 것이며 야당에서 뽑힌 단일후보와 1대1의 페어플레이를 통해 국민들의 웃음 속에 대통령 선거가 치러질 것이다.여야 모두 예비경선제 선택을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전대열 <민주당 기획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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