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 금리 두 달 새 1.9%P 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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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은행에 집을 잡히고 돈을 빌린 사람들은 이자 부담을 크게 덜게 됐다. 시중금리가 급락하면서 대출금리도 함께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채권시장에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3개월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전날보다 0.05%포인트 하락한 4.19%를 기록했다. 2006년 1월 31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변동형 대출 금리도 크게 낮아지고 있다. 국민은행이 다음 주 적용하는 변동형 대출의 최고 금리는 6.5%로, 올 들어 최고치였던 10월 말(8.42%)에 비하면 금리 하락폭이 1.92%포인트에 달한다. 1억원 빌린 사람이라면 월 이자부담이 10월 말에 비해 16만2000원 주는 것이다.

CD 금리가 급락한 것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대폭 내리고, 은행 등 금융회사에 돈을 대거 풀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가 심화되면서 은행의 돈줄이 마르자 10월 말 CD 금리는 6.18%까지 치솟았다. CD를 팔아 돈을 마련하려 해도 사주는 이들이 없자 금리가 상승(가격 하락)한 것이다.

그러나 한은이 10월 27일 이후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2%포인트 낮추고, 환매조건부(RP) 방식으로 금융회사가 가진 각종 채권을 사들여 돈을 풀자 CD 금리도 본격적인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한은 자금시장팀 김정현 과장은 “원화 자금난이 조금씩 풀리면서 CD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니마켓펀드(MMF)에 돈이 몰리자 여기에서 CD를 사들이고 있는 것도 금리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 주식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자 투자처를 찾지 못한 뭉칫돈이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MMF로 몸을 피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CD금리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도 많아지고 있다. 아이투신운용 김형호 채권운용본부장은 “금융시장이 안정된 시기엔 CD금리가 기준금리보다 0.3%가량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곤 했다”며 “현행 기준금리(3%)에 비춰 CD 금리는 3% 중반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특히 미국이 기준금리를 0~0.25%로 운용하기로 함에 따라 한은이 다음 달에 기준금리를 더 낮출 공산이 크다. CD 금리의 하락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금융시장 불안이 더 심해지면서 은행들이 다시 CD를 대거 발행해 자금을 모으려 한다면 금리는 다시 치솟을 수 있다. 그러나 한은이 돈을 계속 풀고 있어 은행이 그럴 가능성은 작은 상태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19일 9개 은행 대표들이 참석한 금융협의회에서 “적기에 충분한 유동성을 은행에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엔 오히려 은행들이 대출을 소극적으로 함에 따라 은행에 돈이 남아돌고 있다는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18일 한은이 실시한 RP 매각 입찰에선 응찰액이 41조원에 달했다. 금융회사들이 여유 자금을 한은에 예치하려 했다는 의미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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