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화학' 신개념 첫 도입 박호군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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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국내에도 신약 개발기술의 새시대가 열릴 것으로 봅니다.한꺼번에 다수의 물질을 합성함으로써 과거보다 손쉽게 항암제나 항생제를 찾을 수 있는 길이 트인 셈이지요.”

지난 14일 국내 처음으로'조합화학'이란 신개념을 도입,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심포지엄을 가진 이 연구원 박호군(朴虎君.50)응용과학연구부장은“조합화학은 신약개발에 절대 필요한 분야”라는 점을 강조했다.

90년대초 미국에서 콤비내토리얼(Combination+Factorial)화학이란 이름으로 탄생한 화학분야의 신생아격인 조합화학은 화학에 수학적 개념인 순열과 조합을 도입한 것.예컨대 가.나.다 세가지 성분을 활용해 물질을 합성할 경우 이들 세 성분의 수학적 순열과 조합으로 가장 빠른 시간에 신물질을 모두 찾아보자는 것이다.

“유용한 항암제나 항생제는 적게는 5천개,많게는 1만개의 화합물을 합성해야 한개 정도 찾을까 말까 지요.때문에 하나하나 합성해 테스트하는 방법은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朴박사는 이같은 기존의 신약 후보물질 합성법으로 10~12년 걸렸던 과정이 조합화학으로 이제는 4~5년이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국내에선 겨우 지난해부터 제약회사나 대학등의 관련 연구기관들이 조합화학분야에 눈을 뜬 정도다.이 분야의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91년 조합화학의 비조(鼻祖)

겪인 미 버클리대 슐츠교수가 개발법을 공개한 이래,특히 소규모 벤처기업들이 너나없이 뛰어들 만큼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朴박사는“과학기술연구원에선 지난해 초반 이 기술을 도입해 요즘 사회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는 치매 퇴치제.항암제.항바

이러스제등을 탐색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3~4년후면 국내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장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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