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분열여부.野 내각제가 변수 - 大選가도 5大 시나리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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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시계(視界)가 극히 불투명하던 대선구도가 3월 중순으로 접어들며 상당부분 명료해졌다.여권은 이회창(李會昌)대표의 취임과 최형우(崔炯佑)고문의 와병으로 9룡(龍)대결에서'이회창이냐,아니냐'는 2분구도로 압축됐다.당연히 야권도 영향을

받는다.

최근의 변화는 여야 모두 권력분점형 집권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당내 기반이 취약한 李대표는 다른 중진들과의 제휴를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다.

반(反)이회창 연대 움직임도 활발하다.물론 여권의 특성상,또 그간 개헌불가를 주창해온 명분상 구두협상을 통한 개인간의 역할분담 논의가 중심이다.

야권은 이미 지난해말부터 내각제 개헌론의 본격 대두등 제도적 분점을 꾀해왔다.

이러한 논의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활성화돼 여야 각 정파간 합종연횡(合縱連衡)이 보다 구체적으로 모색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얼굴들의 대거 등장과 정치상황 변화는 기득권 정파에 큰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정치권 제1,제2주주였던 상도동과 동교동은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해체,또는 헤쳐모여의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20년 가까이 누려온 독점적 위치의 상실을 의미한다.

이번 대선에서 뭔가를 건져야 한다는 압박감은 청구동(金鍾泌 자민련총재)이나 TK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이런 위기감과 기대감이 대선 판도를 최종 후보등록 시점까지 엎치락 뒤치락하게 만들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그 최종 대진표

는 어떤 모습일까.여야 정치권은 대선 구도를 대략 다섯가지 정도로 그리고 있다.

◇이회창대 DJP=정국이 현상유지 상태로 흘러갈 경우 나타날 수 있는 구도다.여권은 이회창 대세론이 먹혀들고,야권도 내각제를 고리로 한 단일후보가 탄생한다는 가정아래 성립된다.

뒤집으면 李대표와 DJP(국민회의+자민련)가 모두 강한 정치력을 발휘한다는 얘기로 본선 결과도 양쪽의 정치적 통합력의 우열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다.

영남권 유권자의 정치적 갈증을 노리고 제3후보가 나타날 수 있으나 대체로 2강(强)1중(中)의 구도로 진행될 것이란게 지배적 관측이다.

◇이회창대 DJ대 JP=여권은 원만한 수습에 성공하는 반면 야권이 분열되는 구도다.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의 내각제 약속이 미진하거나,DJ 깃발에 대한 자민련내 金총재 직계와 TK세력의 이탈 움직임이 구체화될 때 나타날 수 있다

.

김종필총재는 평소 친분 있는 신한국당내 중부권.영남권 세력과의 연대에 적극 나서 3강(强)대결 구도를 형성하고자 할 것이다.일부에선 김종필총재가 막판 여권에 승선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점치기도 한다.국민회의로선 최악의 카드다.

◇비(非)이회창대 DJP=여권이 6,7월께의 후보 선출을 전후해 치열한 내홍(內訌)을 겪다가 새 인물아래 뭉치는 경우다.한보와 김현철(金賢哲)의혹의 규명 과정에서 여야의 반李세력이 李대표에게 십자포화를 집중시킬 것은 불문가지다.여

권의 새 인물 후보로는 이수성(李壽成)고문.김덕룡(金德龍)의원,박찬종(朴燦鍾).이한동(李漢東)고문등이 꼽힌다.

李.朴고문이 주자가 된다면 영호남 대결(김대중 야권단일후보시),또는 영남과 충청의 대결(김종필 야권단일후보시)이 된다.여권의 영남후보는 장단점을 동시에 안고 있는 카드다.

金의원이 떠오른다면 호남 후보간 대결이라는 초유의 현상도 있을 수 있다.이한동고문이 후보가 된다면 李고문에 호의를 갖고있는 김종필총재의 운신이 주목될 것이다.

◇非이회창대 DJP대 이회창=李대표가 탈락하고 독자 출마하는 경우다.김현철 의혹규명과 후보 경선과정에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으로부터'객관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하차할때 결심할 수 있다.

이 경우 李대표는 전선(戰線)을'새정치대 기성정치'로 단순화하고자 할 것이다.2여(與)1야(野)구도의 극복을 위해 신한국당내 범민주계가 강한 정치력을 갖고 전면에 나서는 상황이 예상된다.후보를 내지 않더라도 후보와 2인3각의 동업

(同業)관계를 유지할 것이다.

◇내각제=이 모든 논의를 원점으로 돌리는 결과다.숱한 반전(反轉)끝에 정국이 파국 직전까지 가고 3金이 수습책으로 연내 내각제 개헌에 합의하는 것이다.그렇다 해도 기성 질서를 유지시키고자 하는 3金에 대한 여론의 반발을 넘어야 한

다.성사되면 기존의 대립관계는 원점으로 돌아가고 정국은 3金세력과 반3金 세력으로 양분될 것이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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