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내시경검사 질병감염 가능성-기구소독 미흡.헬리코박터등 전염 큰 위험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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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위암치료의 1등공신은 역시 위(胃)내시경검사다.위암을 조기진단할 경우 치료율을 95%까지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따라서 국내 사망률 1위인 위암을 줄이기 위해 40대 이후 성인에게는 매년 위내시경 검사가 권장되고 있다.

그러나 위내시경 검사가 보편화되면서 검사로 인한 감염의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다른 사람의 분비물이나 혈액등이 소독되지 않은 내시경에 묻어 있다 감염의 매개원이 되는 것이다.간염.매독.에이즈.결핵.헬리코박터등이 감염될 수

있는 대표적인 질병들.특히 위내시경 검사때 실시하는 조직검사는 이들 질환의 전염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현재 위.십이지장 궤양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의 경우 내시경을 통한 감염률이 50% 이상으로 추정된다.우리나라 성인의 헬리코박터 감염률은 60~80%.여기에 최근들어 이의 감염여부를 알기 위해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이들이 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즉 위내시경으로 관찰했을 때 궤양.암등을 의심할 만한 아무런 소견이 없는데도 위 조직검사를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서울대병원 내과 송인성(宋仁誠)교수는“헬리코박터는 궤양환자 외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

하곤 치료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 균은 혈청및 호흡기 검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으므로 굳이 내시경으로 조직검사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감염의 위험성에 대해 의학계의 실태조사나 병원측의 대책은 현재 전무한 실정.병원 관계자들은“검사한 내시경.조직검사 기구.물병등을 2% 글루타르알데하이드란 소독약으로 30분정도 철저히 소독하면 예방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주요

내시경센터의 하루 검사인원이 수십명에서 많게는 1백명 이상 되기 때문에 과연 철저한 소독이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회의적이다.

S병원 감염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P교수는“학회의 소독규정을 지킬 경우 내시경 한대로 하루 검사할 수 있는 인원이 5~6명에 불과하다”며“그러나 병원 경영상 고가의 내시경과 세척기를 늘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실토한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이종철(李鍾徹)교수는“감염 가능성을 미리 막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인과 병원 경영자가 의료의 질을 높이려는 인식”이라며“병원에서는 시설개선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하고 정부차원에서는 내시경 수가

의 인상과 소독부분의 의료보험수가를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이같은 감염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내시경 검사의 유용성과 필요성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宋교수는“위내시경 검사는▶소화불량.속쓰림.체중감소등의 위장질환 증상이 1개월 이상 지속되는 사람▶아무런 증상이 없더라도 40세 이후엔 조기위암 진단을 위해 3년에 한번씩은 받아야 한다”고 권장한다.즉 1개의 암세포가 내시경 검사로

관찰될 만한 크기로 진행될 때까지의 기간은 2년반 정도이므로 3년정도에 한번씩만 내시경 검사를 하면 대부분은 조기위암 발견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사진설명>

위내시경 검사는 위암을 조기발견하는 검사방법이지만 감염의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으므로 내시경 소독등 철저한 관리대책이 필요하다(사진은

서울대의대 송인성 교수가 내시경시술을 하는 모습). 〈김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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