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모험기업>1.엠아이텔(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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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5~6년전만 해도 난파위기에 처했던 미국 경제를 되살린 것은 벤처기업의 힘이었던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경제전문가들은 끝을 모른채 떨어지고 있는 한국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데 벤처기업의 창의력과 역동성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한다.본지는 이같은 벤처기업의 의미에 눈을 돌려 국내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기획시리즈를 싣는다.이 시리즈에선 단순히 기업을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전문기관의 경영진단을 통해 그 기업의 문제점과 해결방안까지 제시,비슷한 상황의 많은 벤처기업들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편집자]

“드디어 해냈어.”

지난달 4일.경기도성남 아파트형 공장 마동에서 함성이

터져나왔다.무선호출기 제조업체'엠아이텔'의 이가형(李佳炯.39)사장은

임직원들의 손을 꽉 잡으며 흥분을 참지 못했다.

이 회사의 광역 무선호출기'어필'이 1백만대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우는

순간이었다.

94년 8월 회사 설립후 2년6개월만에,첫 제품이 시장에 나온 후로는

1년8개월만에 달성한 실적이었다.한달 평균 5만대 이상을 꾸준히 판매한

셈이다.지난해 3백80억원의 매출에 이어 올해는 7백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엠아이텔이 설립될 때 이 회사가 이같은 눈부신 성공을 거둘 것으로

내다본 사람은 이가형사장을 비롯한 5명의 창업멤버들 외에는 없었다.

창업주 李사장은 한양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서 8년간

무선기기 연구개발에 나섰던엔지니어 출신.광역삐삐를 보고'이거다'라고

생각한 李사장은 94년 8월 자본금 2억원으로 엠아이텔을 설립했다.

엠아이텔(MITEL)이란 이름은

이동(Mobile).혁신(Innovation).통신(Telecomunication)의 약자를 땄다.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창업자금 마련은 너무 어려웠다.결국 李사장의

집을 담보로 돈을 마련했다.삼성연구소 시절의 동료 2명과 연구를

거듭,10개월만인 95년 6월 국내 두번째로 광역삐삐'어필'을 개발했다.

6개월만에 1백38억원어치를 팔았다.고장률 0.13%로 품질이

뛰어났다.직사각형의 일반 삐삐와 달리 정사각형 삐삐는 신세대 취향에도

맞았다.

엠아이텔의 기술력은 지난해 7월 엠아이텔이 모토로라와 벌였던

개발논쟁에서 엿볼 수 있다.누가 먼저 자동이득조정(AGC)기능이 부가된

광역삐삐를 개발했느냐를 두고 두 회사는 논쟁을 벌였다.모토로라는

자사가 먼저 개발했다고 주장했지만

시장에 먼저 나온 제품은 엠아이텔 제품이었다.

기술력의 바탕은 이 회사가 확보한 우수한 인재.설립초기부터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스톡옵션제를 실시했다.회사가 올 하반기 장외시장에

등록되면 임직원들은 적지않은 목돈을 쥘 것으로 보인다.

李사장은“솔직히 광역삐삐 하나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고백한다.그래서 개발에 나선 것이 시티폰(발신전용통신)단말기와

문자호출기.개인휴대통신(PCS)단말기시장에도 참여할 계획을 세웠다.

이달말 출시될 무선호출기 기능 겸비 시티폰 플러스는 가로 47㎜,세로

1백10㎜,두께 21㎜에 무게 1백10의 국내 최소.최경량급이다.올해는

해외시장에도 주력할 계획이다.중국.동남아.미국시장을 뚫어

1천5백만달러(약1백30억원)어치를 자가 브랜드로 판매할 계획인데 이미 상당량의 주문을 받아놓았다.

“좁은 국내시장이 우리의 목표는 아닙니다.모토로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어요.”무선기기 시장의 작은 거인 엠아이텔의 포부는

자신만만하다. 〈하지윤 기자〉

◇창업일지=▶94.8'엠아이텔'설립(자본금 2억원)▶95.3 기술연구소

설립▶95.6 광역무선호출기'어필1'출시▶95.10 서울논현동 AS센터

설립▶96.3'어필Ⅱ'출시▶96.5 중국수출▶95.12 18만5천대 판매및 매출 1백38억원 달성▶96.7 AGC광역무선호출기'어필아이'및'어필골드'출시▶96.12

95만대 판매및 매출 3백80억원 달성▶97.2 1백만대 생산판매▶97.3 시티폰

단말기 출시예정

<엠아이티 개요>

◇대표자=이가형(李佳炯.39)

◇주소=본사:경기도성남시분당구야탑동151(성남아파트형공장 마동 801호)

서울사무소:강남구논현동202의16(성옥빌딩 3층)

◇전화번호=본사:0342-704-2324

서울사무소:02-515-6685

◇직원수=1백13명

◇사내전문가

강서원(37)상무=연구개발총괄 ▶한양대 전자공학과▶삼성전자

연구소 근무

임용섭(37)이사=공장장▶광운대공대▶맥슨전자근무

이영섭(34)연구소장=소프트웨어분야 개발총괄▶한양대전자공

학과▶삼성전자 연구소 근무

장종진(36)이사=하드웨어분야 개발총괄▶경희대 전자공학과

◇주력제품=광역무선호출기 어필Ⅰ,어필Ⅱ,AGC광역무선호출기 어필아이,어필골드,최경량시티폰 단말기〈출시예정〉

<사진설명>

이가형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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