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한마디] 조재범 경희대 영어학부 겸임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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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조재범(37·사진) 경희대 영어학부 통번역 전공 겸임교수는 순수 국내파 출신 통역사다. 6개월 어학연수 기간을 제외하고는 해외 거주나 유학을 다녀온 적이 없다. 그런데도 그는 영어와 스페인어, 두 가지 언어 통역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통역사의 경우 해외 경험이 있다면 도움이 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와 노력”이라고 말했다.

-통역사가 된 계기는.

“1988년 올림픽 때 우연히 통역사라는 직업을 안 뒤 이 직업에 매료됐다. 당시 한국외대 통역대학원의 한 교수에게 무작정 편지를 보냈는데 친절한 답장이 왔다. 그때부터 통역사의 꿈을 키웠다.”

-통역사 과정이 어렵다는데.

“통역사가 되려면 통번역대학원을 나오는 게 보통이다. 학교별로 조금 다르지만 주당 16~20시간의 수업이 진행된다. 강도가 아주 높아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도 나온다. 또 나는 국내파라 공식 용어보다 일상 표현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가 적지 않다. 그러나 미디어의 발전으로 원하는 언어 자료를 손쉽게 얻을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됐다.”

-가장 큰 매력은.

“통역사는 언어를 매개로 의사소통의 중개자다. 언어 장벽을 넘어 지식이나 사고를 전달해줘 보람이 크다. 또 늘 새로운 지식을 먼저 접할 수 있고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애로점은.

“완벽한 통역을 하려면 사전 자료와 주제 지식 공부가 필수적이다. 간혹 회의 관련 자료가 너무 늦게 전달되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필요한 역량이나 소질은.

“모국어와 외국어 능력, 분석력, 논리력은 필수다. 지나치게 긴장하지 않고 조리 있게 말할 수 있는 대범함은 기본 자질이다. 두 개 언어의 문화적 요소와 차이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다.”

-통역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통역하고자 하는 외국어는 물론 한국어의 표현도 매우 중요하다. 다양한 배경 지식과 시사 상식을 갖춰야 한다. 독서량이 많다면 큰 도움이 된다. 꾸준히, 하지만 집중해서 노력한다면 언젠가 통역부스에서 긴장감을 맛보며 통역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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